[기자수첩]'박스피' 비관 팽배한 국장, 역발상으로 극복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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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코스피가 상단을 강하게 돌파하는 모습은 없을 것 같다. 삼성전자가 부진해서 지수 상승 폭이 제한적이다. 그렇다고 하단이 완전히 열려있지도 않다. 답답한 박스피다."
코스피의 증시 체력이 약한 것은 지난달 모건스탠리의 '겨울이 다가온다'라는 보고서에 SK하이닉스가 급락하며 여지없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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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 이슈·밸류업 실망감 등에 개미들 외면
패배감 젖기보다 긍정적 측면 보는 것도 투자 전략
"연말까지 코스피가 상단을 강하게 돌파하는 모습은 없을 것 같다. 삼성전자가 부진해서 지수 상승 폭이 제한적이다. 그렇다고 하단이 완전히 열려있지도 않다. 답답한 박스피다."
올해 내내 기자가 증권업계 전문가들을 만나며 국내 증시 전망에 대해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증시 흐름이다. 특히 많이 언급된 단어는 '박스피'다. 박스피란 주가가 일정 폭 안에서만 오르내리는 장세를 말한다. 코스피는 지난 8월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에 급락한 후 박스권 상단인 2700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따금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어지는 구간에서는 미약하게 반등을 시도한다.
코스피의 증시 체력이 약한 것은 지난달 모건스탠리의 '겨울이 다가온다'라는 보고서에 SK하이닉스가 급락하며 여지없이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장중 5만95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3분기 실적에 사과하기까지 했다. 이에 "반도체가 이끌어온 한국 증시의 성장이 이제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혔다"는 위기론이 부쩍 늘었다.
투심도 바닥을 기고 있다.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된 상황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3분기 말 기준 연초 이후 한국 증시의 수익률이 전쟁 중인 러시아보다 뒤처지는 것은 물론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며 '꼴찌' '왕따' 등의 자조 섞인 수식어도 추가됐다. 아울러 금융투자소득세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 국내외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밸류업 지수에 대한 실망감 등도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도 하락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장밋빛 미래로 성장을 그리는 기업의 주식에는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린다. 마치 명품과 같아 가격이 계속 오른다. 그런데 최근 코스피는 그렇지 않다. 극단적으로 싸져야만 오르고, 조금이라도 덜 싸다 싶으면 곧장 매도세가 강해진다. 여전히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늪에 빠져 있다.
그런데 관점을 바꿔 역발상 투자 전략을 적용하면, 지금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기회의 영역일 수도 있다.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는 금투세는 어느 방향으로든 결론이 날 것이다. 밸류업 정책도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기간 산업을 이끌어온 특정 기업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도 거버넌스 전반을 진일보시키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역발상 가치투자의 대가 존 템플턴 경은 "가장 훌륭한 투자 기회는 비관론이 극에 달할 때"라며 "100명 중 99명이 포기할 때까지 기다리라"라고 말했다. "비관론자는 명성을 얻고 낙관론자는 돈을 번다"는 증시 조언도 있다.
제반 환경이 다른 글로벌 증시와 비교하며 무분별한 패배감에 동조할 필요는 없다. 국내 증시는 다양한 노이즈를 발판 삼아 면역력을 키우고 있다. 지금은 남들과 다른 역발상 접근을 통해 수익을 거둘 기회일 수 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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