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 원 쏘니~" 와락 안겼는데 '손흥민 안녕'...벨기에 명문 지휘봉 잡는다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득점포를 터뜨릴 때마다 꽉 끌어안았던 라이언 메이슨 코치가 정식 감독이 되기 위해 손흥민 곁을 떠난다. 벨기에 명문 안더레흐트와 협상을 개시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9일(한국시간) "토트넘의 라이언 메이슨은 새로운 구단과 감독직을 논의하고 있다. 토트넘 1군 코치인 메이슨은 다양한 직책을 맡았으며, 그 중에는 두 차례 임시감독직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도 "메이슨은 현재 공석인 안더레흐트 감독직을 두고 협상 중이다. 지난달 물러난 덴마크 출신 브리안 리에머를 대체할 후보로 여겨지고 있다"며 메이슨이 벨기에 명문 안더레흐트에서 정식 감독으로 데뷔할 거라고 전했다.
메이슨은 토트넘 유스 출신으로 2014년 여름 1군에 데뷔해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그 전까지는 여빌 타운, 돈캐스터 로버스, 밀월, 로리앙(프랑스), 스윈던 타운에서 임대 생활을 했다.
1년 뒤인 2015년 여름 손흥민이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한솥밥을 먹었다. 손흥민보다 한 살 더 많았던 메이슨은 손흥민과 빠르게 가까운 사이가 됐다.
함께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2015-2016시즌 1군에서 손흥민과 함께 했던 메이슨은 시즌 종료 후 헐 시티로 이적했다. 그리고 불운하게 선수 생활을 끝마쳤다. 2017년 1월 첼시와의 리그 경기에서 두개골이 골절되는 치명적인 머리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았다. 상태가 꽤 심각했기에 결국 축구화를 벗기로 결정했다.
2017년 2월 26세에 현역 은퇴를 선언한 메이슨은 지도자로 변신했다. 이른 나이에 지도자 수업을 받은 메이슨은 토트넘 유스 아카데미에서 코치와 지도 총괄을 역임했다.
임시감독직도 두 번이나 경험했다. 2021년 4월, 조세 무리뉴 감독이 카라바오컵 결승전을 앞두고 경질되면서 메이슨이 임시 감독으로 임명돼 남은 시즌을 이끌었다.
이때 손흥민을 처음으로 감독으로서 지도했다. 또 비록 대행이긴 하나 당시 기준으로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연소이자 유일한 20대 사령탑이 되는 기록을 썼다.
이후 1군 코치로 계속 토트넘에 남아 누누 에스피피리투 산투,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보좌했고, 콘테가 경질된 2023년 4월, 다시 한 번 임시 감독으로서 소방수 역할을 맡았다. 이때 손흥민이 득점포를 터뜨릴 때마다 열정적으로 포옹하는 등 손흥민을 향해 굳건한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메이슨은 토트넘 정식 감독이 되기를 원했다. 메이슨은 "이 위대한 축구 클럽을 지도하는 건 특권이자 영광이다. 난 이 도전에 나설 준비가 됐고, 토트넘을 대표한다는 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고 있다"며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토트넘이 리그 8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둬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 티켓을 놓치면서 다시 코치로 돌아갔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온 후에는 훈련 세션 총괄 책임자로 경험을 쌓았고, 세트피스 훈련도 담당했다. 그러다 안더레흐트에서 제의가 오면서 정식 감독으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평소 정식 감독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던 만큼,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높게 여겨지고 있다.
영국 더하드태클은 "벨기에 거함 안더레흐트가 토트넘 수석코치 메이슨을 영입하려고 한다. 안더레흐트는 리에머 감독이 떠난 후 새로운 감독을 찾고 있으며 라이언 메이슨을 신임 감독으로 임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메이슨은 안더레흐트와 협상을 시작했다. 메이슨도 정식 감독 역할에 관심이 있는 듯하지만 안더레흐트는 아직 토트넘 측과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안더레흐트는 토트넘과 합의점을 찾아야 하며, 이번 주말까지 합의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메이슨이 팀의 중요 인물이 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미러 또한 "메이슨은 토트넘을 떠나 놀라운 커리어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토트넘은 수석 코치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메이슨과 토트넘의 오랜 인연은 조만간 끝날 듯하다"며 "안더레흐트가 메이슨을 고려하고 있고, 이미 협상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메이슨까지 떠난다면 손흥민과 오랫동안 함께 했던 대부분의 인물들이 손흥민 곁에서 사라지게 된다.
손흥민과 함께 했던 이들은 거의 대부분 토트넘을 떠났다. 단짝 해리 케인은 지난해 여름 우승을 위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비슷한 시기 토트넘 유스 아카데미를 지도했던 야야 투레 또한 벨기에 명문 스탕다르 리에주 1군 코치를 맡기 위해 떠났고,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팀에서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위고 요리스 역시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주고 미국으로 갔다. 손흥민 곁에는 손흥민보다 1년 먼저 토트넘에 합류한 벤 데비이스 정도만 남아있다.
손흥민은에게도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과거 토트넘을 영광의 시대로 이끌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팀을 떠나는 가운데 내년 여름이면 계약이 만료되는 손흥민도 선택의 기로에 놓일 예정이다.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한다 하더라도 2026년 여름이 마지막이다. 손흥민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해진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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