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진수 (4) 학업과 직장 병행 문제로 고민 “하나님 인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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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공전학교에서 일주일에 한두 시간밖에 영어를 배우지 못한 까닭에 내 영어 실력은 형편없었다.
나는 하루 10시간 이상씩 영어 공부에 매달렸다.
피나는 노력 끝에 삼척공전 졸업과 동시에 인하대학교 전기과 3학년으로 편입했다.
내가 의지할 곳은 하나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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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던 인하대학 전기과 3학년 편입
한전 입사 시험에도 합격해 1년 휴학
삼척공전학교에서 일주일에 한두 시간밖에 영어를 배우지 못한 까닭에 내 영어 실력은 형편없었다. 나는 하루 10시간 이상씩 영어 공부에 매달렸다. 방학 동안에도 학교에 가서 텅 빈 교실에 앉아 밤 10시까지 영어를 파고들었다.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 공부하다가 자정을 넘기는 바람에 야간 순찰대에게 발각될까 봐 뒷골목으로 귀가한 적도 있었다. 집 근처에는 공립도서관이 있었는데 책 열람실과 독서실로 분리돼 있었다. 아침 일찍 잘 잠겨지지 않은 도서관 창문을 통해 도서관으로 들어가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도서관 직원이 출근하기 전에 집으로 돌아오는 도둑공부를 하기도 했다.
피나는 노력 끝에 삼척공전 졸업과 동시에 인하대학교 전기과 3학년으로 편입했다. 그런데 막상 편입학 시험에 합격하고 보니 입학금을 마련할 방도가 없었다. 당시 입학금은 아버지께서 감당하시기에는 큰돈이었다. 그때 구원의 손길을 내민 사람은 누님과 친구였다. 누님은 당시 요긴한 곳에 쓰려고 정기적금을 들었는데 만기일을 몇 달 앞두고 해지했다. 손해를 감수하면서 편입학금을 보태줬다. 그리고 직장생활 하던 친구가 돈을 빌려주었다.
편입학 시험을 볼 즈음 나는 한국전력에 입사시험을 치른 끝에 1차 실기시험에 합격한 상태였다. 최종 합격할 경우 연수원에서 합숙 생활하면서 4개월간 기술연수 기간을 거쳐야 했다. 학업과 직장을 병행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결국 한전으로부터 합격 통지를 받고 1년간 휴학하기로 했다.
1977년 5월, 한전 연수원에 입소했다. 전국 각지에서 소집된 신입사원들과 함께 생활했다. 나는 인천 지역으로 발령을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나 연수 기간이 끝날 무렵, 신임 근무지는 자신의 본적지 위주로 발령이 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렇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본적지는 삼척, 학교는 인천. 두 곳은 극동과 극서였기에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인천 발령을 받아야만 했다.
내가 의지할 곳은 하나님밖에 없었다. “하나님,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인도해 주세요.” 그렇게 기도하면서 나는 연수원의 교수님 한 분께 자초지종을 말하고 도움을 청했다. 마침 기독교인이었던 교수님은 나를 돕기를 원했지만 능력의 한계가 있으시다면서 연수원 부원장님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했다.
내성적이었던 나는 용기가 없었다. 그러나 기도한 후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기로 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부원장실의 문을 두드렸다. 기도했는데도 가슴이 떨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저는 학업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부원장님의 질문에 나는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고개를 끄덕이며 내 이야기를 듣던 부원장님은 흔쾌히 허락했다. 문은 두드리는 자에게 열린다고 했다. 그러나 그 문을 두드리는 데는 용기가 필요했고 하나님은 그 용기를 허락하셨다.
그 후 나를 잘 알던 한 친구가 어떻게 그런 용기가 있었는지 물었다. 사실 나에게서 용기가 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을 의뢰하는 믿음이 두려움을 넘어 행동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 것이다. 부원장님의 도움으로 1차 발령은 서울전력소로 났다. 다시 처음 부탁했던 교수님의 도움으로 학교와 가까운 서울전력소 산하 인천 부평변전소로 발령을 받았다.
정리=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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