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본도 살인’ 유족, 법원에 “가해자 신상공개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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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이른바 '일본도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이 법원에 피고인 백모(37)씨의 신상정보 공개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검찰 수사 단계에서 신상공개가 이뤄지지 않자 마지막으로 법원에 요청한 것이다.
A씨 유족은 "두 사건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아파트 주민이라는 점도 같다. 무기를 사용한 것은 더 잔인하고 위험한 사건인데 신상공개가 안 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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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사건은 공개… 기준 뭔가”
지난 7월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이른바 ‘일본도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이 법원에 피고인 백모(37)씨의 신상정보 공개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검찰 수사 단계에서 신상공개가 이뤄지지 않자 마지막으로 법원에 요청한 것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남언호 법률사무소 빈센트 변호사는 지난 4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권성수)에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냈다. 유족 측은 의견서에서 “경찰 수사 단계 및 검찰 단계에서 신상정보가 공개되기를 강력하게 탄원했으나 수사 단계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백씨는 지난 7월 29일 오후 11시30분쯤 은평구 아파트 정문 앞에서 일본도를 휘둘러 같은 단지 주민 A씨(43)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 8월 23일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수사를 맡은 경찰은 백씨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백씨의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데다 유족에 대한 2차 가해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유족은 지난달 9일 검찰에도 백씨의 신상공개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정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르면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재판 단계에서 검찰이 특정 사건의 피의자에 대한 신상공개를 청구하고, 법원이 이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예외규정은 재판 단계에서 공소사실이 특정중대범죄 사건으로 변경된 경우에 한해 적용된다. 수사 단계에서 특정중대범죄 사건으로 분류됐던 이번 사건에는 들어맞지 않는다. 유족 측은 “수사 단계에서 제대로 신상공개 논의가 안 됐다는 점에서 규정의 취지를 적극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오락가락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북부지검은 지난달 12일 살인 혐의로 붙잡힌 최성우(28)의 신상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 8월 서울 중랑구의 아파트 흡연구역에서 마주친 주민의 얼굴 등을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검거됐다.
백씨는 최씨처럼 정신질환이 추정되고 공용 주거공간에서 망상에 의해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런데 신상공개에 대한 수사기관의 판단은 서로 다르게 나온 것이다. A씨 유족은 “두 사건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아파트 주민이라는 점도 같다. 무기를 사용한 것은 더 잔인하고 위험한 사건인데 신상공개가 안 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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