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삼치 사라져 고기 못 잡겠다”…어선 절반이 감척 희망
오징어·갈치·삼치 등을 잡는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소속 어선 과반수가 “더는 고기잡이를 할 수 없다”며 감척(減隻) 의사를 밝혔다.
법상 정해진 조업 구역을 벗어날 수 없는 이들 어선은 수온 변화에 주력 어종이 점차 떠나면서 손해를 감내해 왔다. 하지만 더는 버티기 어렵다며 조업 허가권을 내려놓고 정부 보상을 받는 감척을 희망하고 있다. 업계에선 어선 파산으로 이어지면 선원 일자리가 줄고 ‘밥상머리 어종’ 수급에 차질이 생겨 가격이 치솟는 등 부작용이 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 8일 대형기선저인망수협에 따르면 내년 감척 물량을 파악하는 해양수산부 조사에서 소속 어선 136척 중 74척이 감척을 원한다고 답했다. 2022년 6척, 지난해 15척에서 크게 늘었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측은 수온 변화에 따라 오징어와 갈치, 삼치, 조기 등 주력 어종이 어장을 떠난 게 영향을 줬다고 본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주력 어종은 북상했지만, 1953년 제정·시행된 수산업법에 따라 이들 어선은 법이 정하는 조업 구역을 벗어날 수 없다.
특히 9월 말까지 폭염이 이어진 올해엔 손해가 막심했다고 한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집계를 보면 소속 어선의 어획량은 오징어가 지난해 6451t에서 올해 1561t으로, 삼치는 3164t에서 1451t으로 급감했다.
임정훈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조합장은 “해수부 등에 여러 차례 조업 구역 조정 등 대책 마련을 건의했지만 다른 구역과의 이해관계가 얽혀 진척이 없다”며 “수온과 어황 변화에 맞춘 조업 구역 조정을 포함해 유류비 지원 등 조치가 없으면 어선들이 더는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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