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강정규 부의장, 지방재정 신속집행 제도 개선 필요

명정삼 2024. 10. 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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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구 공무원 노조 "사업의 효율성, 정확성 본래 목적 왜곡 있다"
원청은 선지급, 하청업체는 지체 지급될 수 있다…행정 담당자 업무부담감 높아
강정규 대전 동구 부의장과 박종옥 대전 동구 공무원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이 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속집행 제도'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명정삼 기자

대전 동구 강정규 부의장과 동구 공무원 노조는 8일 동구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기 활성화를 취지로 도입된 '신속집행 제도'가 본래 목적에 벗어나 행정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지역 경제 활성화와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으로 자주 거론되는 신속집행 제도에 대해 기초단체가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이례적이지만 강 부의장은 일부 잘못된 부분이 있어 중앙정부에서 무분별한 집행을 자제하고 기준과 원칙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간담회 내용을 요약해 보면, 신속집행 제도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해 경기 활성화를 취지로 도입된 제도로 재정을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집행,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연말에 예산 집행이 쏠리는 것을 막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그러나 일부 원청 기업들이 선지급받은 자금을 다른 데로 유용하고 하청 기업에게 지급하지 않아 공정에 차질이 생기고 담당 공무원은 당초 계획과 다르게 진행되어도 이를 바로잡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정규 동구 부의장과 동구 공무원 노조의 일문일답

-지난달 10일, 제28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장관을 대상으로 지방재정 신속집행 제도의 폐지·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건의했는 데 그 이유는.

강 부의장은 신속집행 제도가 도입된 당시와 비교했을 때, 상황은 많이 변했다. 오히려 오늘날에는 제도의 취지에서 벗어나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

-정확히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사업의 빠른 집행만을 강조하면서 본래 목적을 왜곡시키고 있다. 지자체의 사업은 구민분들의 삶에 더 도움이 되게, 더 효율적이게 더 정확하게 집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빠르게 집행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면서 사업의 효율성, 정확성 등의 본래 목적이 왜곡되기도 한다. 
실제로 공사 등이 상반기에 집중되면서 인건비와 자재비가 증가해 효율성이 훼손되기도 한다.

또 상반기에 공사가 몰리면서 관리감독이 어려워져 부실한 업체가 낙찰되고 사업의 부실시공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제가 2015년에 ‘한의약 인쇄골목 재생사업’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위원장으로서 사무조사를 추진하면서 사업의 부실시공과 지자체의 관리감독 부실을 밝혀냈다. 현장에서 신속집행 제도의 부작용을 목격하고 파헤쳐낸 바 있는 저로서는 굉장히 우려가 큰 부분이다.

강정규 대전 동구 부의장. 사진=명정삼 기자

-신속집행 제도로 인한 현장의 공무원의 어려움.

지방자치단체 간 신속집행 실적 경쟁이 심화되면서 공무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신속집행으로 불필요한 업무가 늘어나면서 행정력이 낭비되고, 공무원의 부담과 업무 스트레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신속집행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과 말씀을 나눠보면 신속집행 때문에 받는 압박과 스트레스가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자체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사업에 사용되어야 할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이 유감스럽다.

-신속집행 제도의 평가 기준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자치단체의 특성과 재정현실을 고려하지 않는 일률적인 평가기준이 문제가 되고 있다. 지역마다 공사를 할 수 없는 동절기가 다릅니다. 또 열사병이 중대재해로 분류되면서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이면 작업시간이 조정됩니다. 

이렇게 혹한기, 혹서기에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만큼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도시화가 덜 된 지역은 인력 투입에 어려움을 겪는다. 

결과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갖춘 도시지역은 인센티브를 불리한 지방은 패널티를 받는 악순환에 빠지면서 지역 간 격차가 심화된다.

박종옥 대전 동구 공무원노조위원장. 사진=명정삼 기자


-신속집행 제도의 문제점 해결 방안

신속집행 제도는 도입 당시 취지와 달리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사업의 본래 목적을 왜곡시키며 단순히 빠른 집행만을 강조하는 신속집행 제도가 아닌 연간 균형적이고 지속 가능한 집행을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신속집행 제도를 폐지 및 근본적으로 개선해 공무원들이 저출생, 청년일자리 등 지역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정책에 집중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마무리 발언

지역의 미래와 공무원의 더 나은 업무환경 조성을 위해 지방재정 신속집행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명정삼 기자 mjsbroad@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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