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나온 의사수 추계 연구자들 “정부에 점진적 의대 증원 제안”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안을 마련할 때 참고한 의사인력 수급 추계 보고서를 맡았던 연구자들이 정부에 지금보다 점진적인 의대 정원 확대를 제안한 바 있다고 밝혔다.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8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관되게 5년 동안 2000명씩 증원보다는 조금 더 연착륙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쭉 드려왔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정부가 의대 증원 계획을 짤 때 참고한 3개 연구 보고서 가운데 2035년까지 의사 1만명이 부족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책임 연구자다.
신 연구위원은 “차라리 10년간 1000명씩 (늘리는걸) 제안했다”면서 “5년간 2000명씩 늘리면 (의대생이) 대학에 들어가고 (의료) 시장에 나오기 전에는 (정책) 평가가 어렵고, 교육 여건 등을 긴 호흡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려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종 결정은 정부에서 하는 것 아니겠냐”고 밝혔다.
정부가 참고한 또 다른 보고서를 맡은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이날 국감에 나와 “보고서에서 점진적인 증원을 제안한 바 있다”면서 “교육·수련환경에서 급격하게 (의대생) 숫자가 늘어날 때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을 생각해서 그런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권 연구위원은 “연구자가 생각하는 정책과 정부가 가진 다양한 정책 수단 등에서 굉장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면 점진적인 증원도 한꺼번에 2000명을 증원하는 것 못지않은 비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8개월째에 접어든 의료공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의사들이 논의의 장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대 증원의 조건으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신 연구위원은 “임상 현장에 있는 의사들의 의견이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지난 20~30년간 누적된 문제를 지금 한꺼번에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위기 국면이지만 기회의 창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 연구위원도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 개혁을 통해 의료 인력이 얼마나 더 필요할 것인지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의사들을 설득하면서 (의사들이) 논의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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