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 부산 예술가들의 눈빛을 바꾸고 있다
축제형 아트마켓 지향… 예술가들의 작품 유통 열망을 자극
공연예술을 사고파는 장터가 지난 4일부터 5일간 부산에 섰다. 바로 부산문화재단이 주최하는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지난해에 이어 올해 2회째인 BPAM(비팸)은 무용, 연극, 음악, 다원예술 등 공연의 국내 및 해외 유통을 목표로 한다.
올해는 부산문화회관을 중심으로 경성대학교, 남구 문화골목, 광안리해변 등에서 다양한 장르의 국내외 공연 200편 정도가 전막 또는 20분 동안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쇼케이스 형태로 선보여졌다. 이와 함께 예술단체의 콘텐츠 홍보와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부스와 실질적 유통을 위한 1대 1 비즈니스 미팅, 작품 유통에 대한 다양한 세미나와 발표 등이 이어졌다. 참가자는 한국을 포함해 37개국에서 공연산업 관계자 300여명, 예술가 700여명에 이른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이하 프린지)처럼 세계 각국 예술가와 기획자 등이 모이는 공연축제는 그 자체가 거대한 아트마켓이 된다. 그렇지 않으면 공연 관계자들이 모여 단기간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아트마켓을 만들어 유통을 촉진하기도 한다. 공연예술 아트마켓에선 쇼케이스와 부스 전시는 물론 네트워킹과 협업의 기회가 제공된다. .
2년마다 캐나다 퀘벡에서 열리는 CINARS(시나르)는 전 세계 공연예술 아트마켓의 선구자다. 이번 BPAM에 온 다미엔 페레이라 주한 퀘벡정부 대표부 대표는 “CINARS는 1984년 퀘벡 예술가들을 알리기 위해 시작했다. 이후 퀘벡 정부와 예술위원회의 지원 속에 캐나다와 전 세계 공연계 관계자들이 모이는 곳으로 성장했다”면서 BPAM의 성공을 기원했다.
국내에서 공연예술 아트마켓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가 2005년 시작한 서울아트마켓(PAMS)이 사실상의 출발점이다. 당시 공연계에서 유통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장되고, 국제시장 진출 요구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PAMS는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고 있다. 다만 PAMS는 시간이 흐르면서 초창기의 활력이 떨어졌다는 비판 속에 최근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용으로 공연예술 아트마켓이 여럿 만들어졌지만 대부분 실효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때문에 공연계에서는 PAMS에 이어 ‘국제’를 내건 두 번째 공연예술 아트마켓인 BPAM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BPAM은 서울세계무용축제를 1998년 창설해 지금까지 이끌어오는 등 국내에서 손꼽히는 국제교류 전문가인 이종호 예술감독을 데려왔다. 그리고 무용, 연극, 음악, 다원예술 프로그래머로 부산 공연계에서 유통의 경험이 많은 신은주, 심문섭, 조희창, 김형준을 위촉했다.
공연예술의 유통이 이뤄지는 아트마켓으로서 BPAM의 성과는 아직 평가하기엔 이르다. 하지만 BPAM이 국내외 유통에 대한 지역 예술가들의 열망을 자극한 것은 분명하다. 경성대 콘서트홀에서 진행된 공식 쇼케이스나 부산문화회관 등에서 열린 비즈니스 미팅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대부분 유창하진 않아도 작품에 대한 영어 소개를 준비한 모습이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는 무용가 양종예는 “아트마켓에서 쇼케이스와 비즈니스 미팅을 가진 건 처음이었다. 유통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예술가에게 도전의식을 일깨우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매직 퍼포먼스 ‘스냅’ 등으로 해외에서 자주 초청받고 있는 다원예술 프로그래머 김형준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BPAM을 준비하면서 부산에서 활동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눈빛이 달라진 것을 실감한다. 예전엔 문화재단의 지원을 조금 받은 뒤 공연 만들면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국내외로 확장할 수 있는 만큼 처음부터 유통을 염두에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BPAM의 특징은 축제형 아트마켓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트마켓이 기본적으로 예술가와 기획자 등 전문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지만, BPAM은 축제성을 강화해 일반 시민도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종호 BPAM 예술감독은 “최근 축제와 아트마켓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BPAM은 공연계 전문가들과 예술가들의 아트마켓만이 아니라 부산 시민도 참여하는 축제로서도 기능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PAM은 단순히 작품을 사고파는 것을 넘어 새로운 창조적 사업과 협업을 촉진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키 크는 주사’ 아닌데… 성장호르몬 주사 부작용 급증
- 뉴진스 하니 “국감 나갈 것…멤버들·팬들 지키겠다”
- “건방지고 경솔”…우승후 사과한 ‘흑백요리사’ 1등, 왜
- 이천수, 홍명보 직격…“월드컵 예선 2연패 땐 경질될것”
- “두 달만 늦췄어도” 정국 슈퍼볼 무산, BTS 팬덤 분통 왜 [연예톡]
- 초코파이도 ‘제로’ 가능하다니… “무설탕 마시멜로가 관건”
- 지연, ‘황재균과 이혼’ 이틀 만의 팬미팅…결국 울었다
- 문다혜, 3차까지 술자리…“술 달라, 쾅” 식당서 쫓겨나
- “이선균에게 뜯은 3억, 사실은…” 실장 지인, 입 열었다
- “아일릿 매니저, 뉴진스 왕따 안 시켰다” 진실 공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