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폭풍에도 '묵묵부답'…문다혜 '음주사고' 파문에 민주당 진땀 [정국 기상대]
'음주운전= 살인행위' 강조했던 文도 침묵
"일부러 희생" "예수님 같아"…억지 옹호도
"사태 덮을 이슈 없으면 유의미한 악영향"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적발되면서 해당 사건이 정치권에 미칠 영향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민적 반발 여론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면서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금 같은 침묵을 유지한다면 민심의 역풍이 일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는 지난 5일 새벽 3시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턴 호텔 인근에서 만취 상태로 차량을 손수 운전하며 교차로 사거리에서 좌회전 도중 택시와 접촉사고를 냈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4%로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혜 씨는 음주운전과 신호위반 외에도 불법주차를 범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조만간 다혜 씨를 경찰서로 불러 보다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다혜 씨가 운전하던 차량은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광주형 일자리' 홍보를 위해 구매한 캐스퍼로, 지난 4월 다혜 씨에게 양도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은 문다혜 씨의 음주사고와 관련해 입을 닫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현직 시절 '음주운전은 살인 행위'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강하게 사회적 여론을 조성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자녀가 음주사고를 낸 것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주말새 침묵을 지켰던 민주당도 여전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7일 오전 취재진의 질문에 "당 차원에서 논의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전혀 언급된 바 없고, 별도의 대응 계획도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에 아무래도 전직 대통령 딸의 문제인데다, 2004년 이재명 대표도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적이 있어 반응하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 1월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음주운전을 포함한 직장갑질·학교폭력·성범죄·증오발언 등 '5대 혐오 범죄'에 해당하면 컷오프(공천배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음주운전·음주측정 거부시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 시행(2018년 12월 18일) 이전에 적발된 경우는 예외로 뒀다. 당시 '2004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는 이 대표를 염두한 예외'라는 비판이 잇따랐는데, 이번에도 '민주당의 무대응'이 무관치 않다는 비판이다.
지지자들의 '황당 옹호'는 이어지고 있다. 친야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된 다혜 씨 음주운전 관련 보도에는 "우리가 이해해주고 감싸줘야 한다. 얼마나 괴로웠으면 음주운전까지 했을까. 너무 딱하다" "일국의 장관도 아니고 연예인도 아닌 사람이 음주운전을 했다고 기사까지 내는 건 조회 수 때문이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일부 극렬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문다혜님 일부러 희생하신 것 같다. 아버지 잡아 가두려고 하니까 자기가 대신 희생하신 느낌. '예수님' 생각난다"는 반응을 최서원 씨의 딸 정유라 씨가 공유하기도 했다.
김진욱 민주당 전 대변인도 지난 6일 채널A 뉴스탑10에 출연해 "민주당과 대통령이 다 큰 자녀의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옹호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이 당장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재보궐선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이슈의 화제성이 약 2주간 유효한데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맞물려 간접적으로 국민 여론에 반영될 수 있단 시각에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문 전 대통령 시절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 행위라고 명확히 강조하고 또 강조하지 않았느냐"라며 "다혜 씨는 거기에 예외가 되어야 한다? 우리 국민 누가 동의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 시절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만큼 국민의 비판이 거셀 것"이라며 "각종 사법리스크로 주도권 싸움에 나선 민주당으로선 이번 사태를 덮을 이슈를 가져오지 못하면 재보선에 유의미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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