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 유지 "소녀상 모욕 테러 배후는 일본 극우세력"
[윤성효 기자]
▲ 호사카 유지 세종대 대우교수는 7일 저녁 경남도교육청 별관 공감방에서 “소녀상 테러와 한-미-일 관계”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
ⓒ 윤성효 |
그들은 헌법을 개정해서 자위대를 일본군으로 바꾸려 하고, 그러면 옛날 대일본제국의 영광을 다시 한번 더 재현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게 하는 데 있어 가장 장애물이 되는 게 위안부 문제라고 본다. 위안부라는 범죄를 절대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을 세계에 이야기하고, 세뇌시키려 한다. 외국 교수들을 내세우고 그럴 듯하게 책도 내고, 한국 사람들을 포섭한다. 한국 사람들을 통해서 일본은 나쁘지 않다는 것을 말하려고 한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대우교수가 7일 저녁 경남도교육청 별관 공감방에서 '소녀상 테러와 한-미-일 관계'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한 말이다.
한 단체가 지난 9월 창원마산 오동동문화거리에 있는 인권자주평화다짐비, 경남도교육청 제2청사 뜰에 있는 '기억과 소망', 양산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에 철거를 요구하는 '모욕 테러'를 가하자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이 마련한 행사다.
1988년 한국에 와서 2003년에 국적을 한국으로 바꿨다고 한 호사카 유지 교수는 가족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는 "아들 둘이 한국 군대를 잘 다녀와서 지금은 예비군"이라며 "아들이 전역하고 보니 사람이 돼 돌아와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평화의 소녀상' 테러에 대해, 호사카 교수는 "끔찍한 테러가 가해져 굉장히 가슴 아프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극우단체가 만든 인터넷 사이트인 '나데 시코 액션'을 보여줬다.
그는 "일본어로 '나데 시코'는 '예의바른 여성'이라는 뜻으로, 일본 여성을 뜻하는 고유어"라며 "이 사이트에서는 위안부는 절대 성노예가 아니었고, 성노동자였다고 한다. 한국 쪽에서 성노예로 만들어서 일본 여성을 모독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극우 사이트"라고 소개했다.
지난 7월 10일 일본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국제심포지엄'을 다룬 내용을 보여준 호사카 교수는 "이 사이트는 위안부 관련 소식을 계속 전하고 있다. 특히 한국 내 '신친일파' 소식을 계속 일본에 알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신친일파'라고 명명했다고 한 호사카 교수는 "새로운 친일파이고, 주로 한국 사람들이다. 일본 사람들이 아무리 '일본은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기에 한국이나 중국에서 '일본은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고 하면 다 믿을 것이라고 본다"라며 "중국에서는 이것이 실패했다. 국가가 강력하게 제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성공하기 시작했다"라고 부연했다.
▲ 호사카 유지 세종대 대우교수는 7일 저녁 경남도교육청 별관 공감방에서 “소녀상 테러와 한-미-일 관계”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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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 사람은 서울에 있는 한 대학에서 한문으로 학위를 받았다. 처음에는 우리나라 교과서가 잘못 됐다고 하더니, 2020년부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라며 "이 사람의 약점은 일본어를 읽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는 척하면서 저를 많이 공격했는데, 많이 왜곡돼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 사람과 2건의 명예훼손 관련 재판 상황에 대해 그는 "모두 항소심까지 다 이겼고, 한 건은 법원에서 강제조정으로 넘어갔으며, 다른 1건도 완벽하게 이겼다"라며 "선고 이후 그 사람이 요새 시위에 나오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단체의 활동을 보도한 한 인터넷매체에 대해 그는 "우리는 그 사이트를 안 봐서 잘 모르는데, 그 사람들이 오히려 그들의 소식을 잘 전해준다"라며 "이 매체와 소송에서도 이겼고, 반론보도문을 게재하고 위자료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소송을 하면 준비서면을 내야 하는데 직접 하고 있다. 요새는 어두운 밤에 집에 갈 때는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 한 주간지에 나온 뉴스를 한국말로 번역해서 보도를 하기도 하고, 일본 사이트에는 '한국인이 위안부 소녀상 철거운동을 왜 하고 있는가'라고 하면서 보도한다"라며 "한국에서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세력의 배후에는 일본 극우가 있다. 일본 극우들만 하면 힘이 약하니까 한국인을 내세운다"라고 말했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 극우의 목표는 한국 사람들을 이용해서 유엔의 결정을 뒤집어 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1996년 마라스와미 보고서를 통해 '위안부는 성노예'라는 결론을 냈었다. 그는 "유엔 보고서는 지금도 유효하다"라며 "우리는 이 내용을 잘 기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호사카 유지 세종대 대우교수는 7일 저녁 경남도교육청 별관 공감방에서 “소녀상 테러와 한-미-일 관계”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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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과 유엔의 결정을 한국은 잊어버리면 안 된다. 이는 국제적으로 완전히 결정이 난 내용"이라며 "그런데 일본 극우는 한국의 '신친일파'를 만들어서, 한국이 위안부 피해의 중심이니까 한국만 무너뜨리면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그것으로 미국와 유엔의 결정을 뒤집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일본 극우는 미국에서도 힘이 있는 교수가 필요했다. 그래서 등장한 사람이 렘지어 교수"라며 "유엔과 미국의 위안부 관련한 결정을 바꾸기 위해 일본 극우는 유럽과도 연대한다. 그들은 전략적으로 하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호사카 교수는 "영화 <엑소시스트>에 보면 신부가 나와서 사탄, 악마를 사실과 거짓말을 섞어서 말하면서 사람들을 완전히 현혹시킨다"라며 "일본 극우는 독도나 위안부에 대해 70% 정도는 진실을 말하면서 마지막에 30% 정도는 거짓말을 해서 완전히 바꿔버린다. 일본은 마지막에 이겨버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진실을 말하면서 마지막에 가서 잘 모르는 부분을 거짓말로 해버린다. 그러면 앞에 진실이라고 믿고 있었던 많은 사람들이 거짓말까지 진실이라고 믿어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일본 극우세력의 대표적 인사로 그는 여성인 사쿠라이 요시코 국가기본문제연구소 이사장과 니시오카 쓰토무 모랄로지대학 교수 겸 북한납치자문제전국협의회장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은 옛날부터 극우단체가 정부보다 운동 부분에서 강했고, 앞서 나간다"라며 "내각제이니까 정부는 1~2년 안에 바꿀 수 있지만 극우세력들은 바뀌지 않는다. 극우적인 신념을 퍼뜨린다"라고 했다.
▲ 호사카 유지 세종대 대우교수는 7일 저녁 경남도교육청 별관 공감방에서 “소녀상 테러와 한-미-일 관계”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오른쪽은 김주완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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