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발현’ 열쇠 miRNA 첫 발견…“암, 신경질환 등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

민태원 2024. 10. 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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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의 영예는 암이나 신경질환 등 난치병의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는 '마이크로RNA(miRNA)'를 처음 발견한 미국의 생물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miRNA는 세포 내에서 유전자의 발현을 미세하게 조절하는 분자로, 인간을 비롯한 복잡한 생명체의 발달과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의 연구를 통해 miRNA가 중요한 유전자 발현 조절자로 인간을 포함한 생물에서 세포 발달, 분화, 질병 진행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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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노벨생리의학상, 미국 생물학자 2명 공동 수상
국내선 miRNA 활용 난치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식약처 임상 승인 진행 중”
스웨덴 스톡홀름의 카롤린스카의학연구소에서 2024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 교수의 얼굴 사진이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의 영예는 암이나 신경질환 등 난치병의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는 ‘마이크로RNA(miRNA)’를 처음 발견한 미국의 생물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miRNA는 세포 내에서 유전자의 발현을 미세하게 조절하는 분자로, 인간을 비롯한 복잡한 생명체의 발달과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빅터 앰브로스(71) 미국 매사추세츠의대 자연과학 교수와 게리 러브컨(72) 하버드의대 유전학 교수를 2024 노벨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의 연구를 통해 miRNA가 중요한 유전자 발현 조절자로 인간을 포함한 생물에서 세포 발달, 분화, 질병 진행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miRNA는 20~24개 염기로 이뤄진 작은 RNA(리보핵산)를 말한다. 보통의 RNA와 달리 단백질을 암호화(생성)하지 않고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 인간의 전체 유전자를 운영하는 데는 1000개 이상의 miRNA가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앰브로스 교수는 1993년 미생물인 예쁜 꼬마선충(C.elegans)의 배아 발생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를 찾다가 miRNA를 최초로 발견했다. 러브컨 교수는 miRNA가 생물의 유전자 발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두 사람은 세포 자살 유전자를 규명해 200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로버트 호비츠 교수 연구실에서 1980년대 후반 박사후연구원(포스닥)으로 함께 연구활동을 했다.

서울아산병원 생리학교실 장수환 교수는 “두 학자의 연구는 암, 심혈관질환, 파킨슨병 같은 신경질환 등 다양한 질병에서 유전적 조절 기전이 어떻게 작동하는 지 밝히는데 기여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기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miRNA가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해당 분야를 연구해 실제 임상에 적용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맞춤진단연구센터장인 김경미 병리과 교수는 “아직 임상적으로 이를 활용한 치료제가 적용된 사례는 없지만 다양한 질병 치료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이 2018년 발표한 위암 관련 연구에 따르면 조기 위암에서만 132개의 miRNA가 확인됐다. 김 교수는 “이처럼 miRNA가 임상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전 세계 학자들이 연구하고 있으며 병을 더욱 세밀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충분히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miRNA를 활용해 난치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선도하는 국내 바이오 기업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장인 방오영 신경과 교수는 2019년부터 회사를 설립해 miRNA를 탑재한 줄기세포 기반 엑소좀(세포에서 분비되는 작은 소포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뇌졸중, 모야모야병, 퇴행성 뇌질환 등에 치료 효과를 높이는 miRNA 발현을 강화하는 원천 기술을 적용해 기존 단일 기전의 약물과는 다른 ‘다중 기전’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로, 난치성 뇌질환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방 교수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며 임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다양한 뇌질환자들에게 치료 가능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 수상자는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4억3000만원)를 절반씩 나눠 갖는다. 8일엔 물리학상, 9일 화학상, 10일 문학상,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차례로 발표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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