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더본코리아 출격…22곳 청약 진행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4. 10. 7. 21: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역대급 IPO 큰 장 열린다

공모주 투자자에게 10월은 설레는 한 달이 될 전망이다.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기업 수가 역대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에는 조 단위 기업가치가 예상되는 대어급도 들어 있다. 특히 대어급 종목의 기업공개(IPO) 결과가 연말은 물론 내년 시장 분위기까지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5조 몸값 도전하는 케이뱅크

백종원 이끄는 더본코리아 ‘도전장’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는 공모주는 단연 조 단위 기업가치가 예상되는 대어다. 대표적으로 2년 만에 코스피 상장에 재도전하는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를 꼽을 수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한 차례 코스피 입성을 시도했지만, 시장이 얼어붙으며 원하는 몸값을 인정받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증권신고서 제출을 포기했다.

이후 케이뱅크는 2년간 절치부심하고 실적 지표를 개선한 뒤 IPO에 재도전한다. 케이뱅크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854억원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지난 2022년 기록한 연간 기준 최대 순이익(836억원)을 반년 만에 넘어섰다. 여신과 수신 모두 1년 전과 비교하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간다. 지난 2분기 말 케이뱅크 수신 잔액은 21조8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 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12조6700억원에서 15조6700억원으로 24% 증가했다.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케이뱅크는 이번 IPO에서 최대 5조원의 몸값을 바라본다. 회사는 지난 9월 13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이다.

회사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IPO를 통해 총 8200만주를 공모하며, 약 7790억~984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절반은 신주 발행이며, 나머지 절반은 기존 주주의 구주 매출이다. 투자자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케이뱅크가 제시한 기업가치다. 케이뱅크가 제시한 공모가 희망범위는 9500~1만2000원으로, 이에 따른 예상 시가총액은 약 3조9586억~5조원 수준이다.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에는 국내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 일본 증시에 상장한 SBI스미신넷뱅크, 미국 나스닥 상장사 뱅코프가 포함됐다. 카카오뱅크와 비교하면 나머지 두 곳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비교기업의 PBR은 각각 카카오뱅크 1.62배, SBI스미신넷뱅크 2.96배, 뱅코프 3.11배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이들의 PBR 평균치인 2.56배를 상반기 말 기준 자본총계(1조9556억원)에 적용한 뒤 공모자금 유입액을 더해 적정 시가총액을 산정했다. 할인율은 7.06~26.42%를 적용했다. 이를 기준으로 추산한 상장 후 PBR은 1.69~2.04배 수준이다.

케이뱅크가 제시한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앞서 카카오뱅크가 상장 당시 적용한 PBR 7.3배와 비교하면 케이뱅크가 이번 IPO에서 적용한 PBR은 비교적 보수적으로 잡았다는 평이다. 또한 PBR 9.84배에 달하는 브라질 누뱅크도 비교기업 포함 후보로 거론됐으나 결국 제외했다. 다만 최근 카카오뱅크의 상황과 비교하면 케이뱅크가 적용한 PBR도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후 지속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며 PBR도 낮아졌다. 올해 카카오뱅크의 PBR은 1배 중후반에 머물고 있다. 결국 케이뱅크에 대한 시장 평가는 앞으로 진행될 수요예측 결과로 나타날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오는 10월 10~16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같은 달 21~22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다.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도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더본코리아가 지난 9월 5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제시한 공모가 희망범위는 2만3000~2만8000원. 이를 기준으로 한 예상 시가총액은 3327억~4050억원이다. 금액은 케이뱅크에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대중에게 잘 알려진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회사라는 점에서 화제성은 케이뱅크 못지않다.

더본코리아는 자사 브랜드 연돈볼카츠가 가맹점주와 갈등을 겪으며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까지 받는 등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회사는 일부 점주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문제가 되고 있는 허위 광고 이슈에 대해서는 매출액과 수익률을 약속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여전히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태며 공정위가 직접 조사에 나선 상황에서 이 문제가 투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식음료(F&B) 프랜차이즈 기업의 IPO가 대부분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도 더본코리아 입장에서 불안한 대목이다. 최근 15년간 다수 F&B 프랜차이즈 기업이 증시에 상장했으나, 현재 남아 있는 종목은 교촌에프앤비가 유일하다. 태창파로스, 할리스에프앤비, 대산F&B, 해마로푸드, 디딤이앤에프 등 다수 F&B 프랜차이즈 기업이 상장폐지되거나 거래 정지된 상태다. 정상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교촌에프앤비 역시 주가가 부진에 빠져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더본코리아는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식품 제조사만 포함해 논란을 일으켰다. 더본코리아는 비교기업으로 CJ씨푸드, 대상, 풀무원, 신세계푸드를 선정했다. 이들 모두 식품 가공, 유통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대기업이다. 사업 모델뿐 아니라 매출 규모도 CJ씨푸드를 제외하면 3~9배가량 크다. 그럼에도 더본코리아는 이들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한 뒤, 4곳의 평균 PER 15.78배를 기업가치 산정에 적용했다. F&B 프랜차이즈인 교촌에프앤비는 물론, 외식업을 영위하면서 PER이 낮은 SPC삼립(5.54배), 매일홀딩스(2.33배) 등은 제외했다.

더본코리아의 IPO 흥행 여부는 추진 중인 신사업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가정간편식(HMR)을 출시하고, 호텔 사업에도 나서 가맹 사업 중심 매출 구조 변화를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HMR 제품의 온라인몰 판매와 주요 오프라인 유통 채널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더본코리아는 오는 10월 15~21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같은 달 28~29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중소형주 관심 가져야

공모 시장 자금 몰릴 가능성

중소형 공모주 청약 일정도 눈여겨볼 만하다. 10월 7일부터 공모주 청약 일정이 줄줄이 잡혀 있다. 10월 7~8일에는 셀비온·인스피언·한켐 등 3곳이 동시에 청약을 진행한다. 10~11일에는 루미르·와이제이링크 청약이 예정돼 있다. 10월 셋째 주(14~18일)에는 에이치엔에스하이텍, 씨메스, 클로봇, 웨이비스가 연이어 청약을 받는다.

특히 넷째 주(21~25일)와 마지막 주(28일~11월 1일)에는 같은 날 여러 기업의 청약이 동시에 몰려 있다. 21~22일에는 성우가 청약을 실시한다. 23~24일(노머스·에이럭스·탑런토탈솔루션), 24~25일(미트박스글로벌·에어레인·에이치이엠파마)은 세 기업의 동시 청약이 예정돼 있다. 28~29일에는 더본코리아를 포함해 동방메디컬·엠오티·토모큐브 등 무려 4곳의 기업이 한꺼번에 청약을 받는다. 이후 31일부터 이틀간 에스켐 청약이 진행된다.

10월 한 달간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기업 수는 코스피 2곳, 코스닥 20곳 등 총 22곳이다. 총 20곳이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지난 2018년 12월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이들 중 13곳의 청약 일정이 10월 하순에 몰려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시중 자금이 공모 시장으로 쏠릴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본다. “거시경제 이슈로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공모 시장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부동산이나 이미 상장된 주식 등 다른 자산이 침체하면서 시중 자금이 공모 시장으로 몰리는 영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상장 첫날 400%까지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케이뱅크 IPO가 흥행을 거둘 경우, 그동안 상장을 미룬 대어급 기업이 내년 IPO에 재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하와 맞물리며 기술특례 종목까지 IPO에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전망이다.”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9호 (2024.10.09~2024.10.15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