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 英 3부리그 버밍엄과 4년 '장기 재계약'…"내 경력에 도움 될 선택" [오피셜]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백승호가 잉글랜드 리그1(3부) 버밍엄 시티와 2028년까지 장기 재계약을 체결했다. 백승호는 구단이 제시한 프로젝트에 큰 감명을 받았기에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버밍엄은 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백승호가 블루스(버밍엄)와 새 계약을 체결했다. 전북 현대에서 3년간 활약 후 지난 1월 입단한 27세 미드필더 백승호는 2028년 6월까지 구단에 머물기로 약속했다"며 백승호와의 재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버밍엄은 "백승호는 한국 축구대표팀으로 17경기에 출전했고, 이번에도 26인 선수단에 이름을 올렸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 요르단, 이라크를 상대로 경기를 치른다"고 소개한 뒤 "백승호가 대표팀에 뽑힌 건 구단이 2024-2025시즌 리그1에서 인상적인 출발을 했기 때문이다. 크리스 데이비스 감독이 이끄는 버밍엄은 3부 리그 1위를 질주 중이고, 백승호는 플레이 시간 단 2분만 놓쳤다"고 백승호가 이번 시즌 핵심으로 뛰었다고 설명했다.
백승호는 구단 미디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3부 리그에 속한 버밍엄과 재계약을 맺은 이유를 밝혔다.
"구단과 새로운 계약을 맺게돼 정말 기쁘다"고 입을 연 백승호는 "새 시즌이 시작된 이후로 정말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매일 하는 일, 매 경기마다 하는 방식을 보면 우리가 좋은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걸 다른 사람들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 머무르는 게 내 축구 경력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이 팀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매일 클럽 사람들, 코칭 스태프나 팀 동료들이 매일 더 나아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새로운 시즌 첫날부터 우리가 좋은 과정에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 팀의 일원이 되고 싶었고, 새로운 계약에 서명하고 싶었다"며 구단의 발전 가능성이 재계약을 결정하는 데 큰 요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대표팀에 뽑힌 것에 대해서도 "모든 게 구단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코칭 스태프, 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들은 항상 날 더 나은 선수로 만들어준다. 내가 쉽게 플레이하도록 도와준다. 동료들, 코치들과 함께 있으면 모든 것이 더 쉬워진다. 대표팀에 차출된 건 전적으로 구단 사람들 덕분"이라고 지금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구단 관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백승호의 재계약 소식에 영국 매체 버밍엄라이브는 "백승호는 국가대표 경기 출전을 앞두고 버밍엄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강력한 시작을 보인 후 버밍엄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2028년까지 버밍엄과 4년짜리 계약을 맺었다. 지난 1월 전북에서 2년 반 계약으로 버밍엄에 합류한 백승호는 지난 시즌 빠르게 핵심 선수가 됐다. 이번 시즌에는 버밍엄의 모든 리그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고 조명했다.
이어 "데이비스 감독은 챔피언십(2부리그) 팀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여름 이적시장서 백승호 잔류를 고집했다. 백승호는 최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일원으로 다시 소집됐다. 셀틱에서 합류한 도모키 이와타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형성했다"며 백승호가 감독의 믿음 하에 국가대표팀 복귀에도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데이비스 감독은 "백승호에 대한 관심은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난 백승호가 이번 시즌은 물론 향후 몇 년 동안 핵심 선수가 될 거라고 항상 확신했다"며 "훌륭한 성격을 가진 훌륭한 선수다. 개인적으로 그를 잃을 실질적인 위협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훌륭했고, 그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백승호의 기량에 만족하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결국 감독의 믿음과 구단 프로젝트가 백승호의 마음을 붙잡은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표로 뽑히기에 부족함 없는 실력을 갖추고도 3부리그에서 뛰고 있는 백승호는 이번 시즌까지는 버밍엄의 2부 승격을 최대한 도울 계획이다.
1997년생 미드필더 백승호는 지난 1월 30일 겨울 이적시장이 닫히기 전에 K리그1 전북현대를 떠나 버밍엄으로 이적하면서 다시 유럽으로 진출했다.
과거 바르셀로나 유스, 지로나, 페랄라다, 다름슈타트 등에서 활약한 백승호는 K리그 전북에서 정상급 미드필더로 자리잡으며 맹활약을 펼쳤다. 2021시즌 전북의 K리그1 우승을 도왔고, 2022시즌엔 FA컵 우승과 리그 준우승에도 기여했다.
지난해에는 병역 문제까지 해결했다. 당초 백승호는 2023시즌이 끝난 뒤 12월 김천상무에 입대할 예정이었다. 입대를 반 년 앞두고 천금 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발탁돼 주장 완장을 차고 모든 경기에 출전해 한국의 아시안게임 3연패에 일조했으며,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던 병역 문제도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백승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유럽 재진출의 문을 스스로 열었다. 한때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이적설이 나오기도 했으나, 백승호의 선택은 유럽이었다. 2023시즌을 끝으로 전북과 계약이 만료된 백승호는 새 팀을 물색하다 버밍엄과 손을 잡았다.
버밍엄 시티에 입단한 백승호는 빠르게 팀의 핵심 멤버로 자리를 잡았다.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많이 출전한 백승호는 2023-24시즌 리그 18경기를 뛰면서 1322분을 소화했다. 출전한 18경기 중 선발 출전 횟수는 15번이나 됐다.
백승호는 챔피언십 최종전인 노리치 시티와의 홈경기에서 데뷔골을 터트리며 1-0 승리를 이끌면서 팀의 잔류를 돕는 듯했다. 하지만 함께 잔류 경쟁을 펼치던 팀들이 모두 승리를 거둬 버밍엄 최종 순위가 22위로 확정돼 3부로 강등됐다.
한국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가 3부리그에서 뛰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버밍엄이 지난 여름 리즈 유나이티드와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백승호는 3부리거로 뛰게 됐다.
영국 버밍엄월드는 당시 "리즈와 셰필드가 버밍엄 스타 영입에 실패했다. 버밍엄은 리즈와 셰필드의 여러 제안을 거부했다. 버밍엄은 미드필더 백승호에 대해 챔피언십 클럽 여러 팀이 이적시장 마감일에 보낸 제안을 즉시 거절했다. 리즈와 셰필드의 관심은 진지했다"며 리즈와 셰필드 두 팀이 진지하게 백승호 영입을 노렸으나 버밍엄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승호는 이적시장 내내 2부 리그 팀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버밍엄은 백승호를 지키기로 결심했다. 새로운 감독인 크리스 데이비스가 백승호를 중요한 선수로 보고 있고, 이번 시즌 대부분 경기에서 선발 자리를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앞으로 몇 년 안에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하겠다는 약속은 버밍엄이 강등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으나 이번 여름 대규모 투자로 백승호는 프로젝트에 대한 믿음이 더 강화됐다. 버밍엄은 잉글랜드 3부리그 타이틀을 차지할 가장 유력한 후보다"라고 백승호가 버밍엄에 잔류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밍엄에 잔류한 백승호는 이번 시즌 모든 리그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주전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버밍엄은 백승호의 활약을 앞세워 3부리그 1위(7승1무1패·승점 22)를 달리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지금의 기세가 이어진다면 2부 승격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진=버밍엄시티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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