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 없어서 안심? '새가슴' 따로 있었다...'PS 22타수 무안타' 베츠 "죄다 아웃...끔찍해"
차승윤 2024. 10. 7. 15:44
"전부 다 아웃이다. 전부 끔찍했다.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LA 다저스의 가을야구 잔혹사가 또 반복됐다. 가을만 되면 고전하던 클레이턴 커쇼(36)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타선에도 커쇼 같은 선수가 또 있었다. 바로 전 최우수선수(MVP) 무키 베츠(32)다.
다저스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2차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맞대결을 2-10으로 완패했다. 홈런만 6방을 맞는 등 문자 그대로 일방적인 패배였다.
이미 마운드 약점은 예견된 다저스다. 문제는 타선이다. 전날 7-5로 타격전에서 승리했던 타선은 이날 샌디에이고 선발 다르빗슈 유에게 완전히 틀어막혔다. 전날 5타수 2안타(1홈런)로 승리의 주역이 된 오타니 쇼헤이는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하지만 다저스는 오타니가 침묵해도 정규시즌엔 강한 팀이었다. 문제는 오타니 외에도 이날 다른 타자들이 부진했다는 데 있다. 특히 오타니와 함께 MVP 트리오를 이뤘던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이 잠잠했다. 베츠가 4타수 무안타였고 프리먼도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다 교체됐다. 특히 베츠는 1회 첫 타석에서 때린 타구가 왼쪽 담장을 여유있게 넘겼으나 이를 쫓아간 좌익수 쥬릭슨 프로파에게 잡히는 불운까지 맛봤다.
다른 누구보다도 베츠의 침묵이 뼈아프다. 베츠는 오타니가 오기 전까지 다저스 최고 스타였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2018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그는 2020년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로 이적했다. 그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가는 과정에서 맹활약한 그는 정규시즌 MVP 투표에서도 2위에 올랐고, 지난해 역시 MVP 투표 2위에 이름을 올려 다저스와 계약 기간 내내 꾸준한 활약을 잇고 있다.
그런 베츠의 커리어에도 흠결이 있다. 바로 포스트시즌 성적이다. 2018년과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뤘으나 타선에서 중심 활약을 펼친 포스트시즌이 드물다.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 0.245 OPS(출루율+장타율) 0.700으로 정규시즌 통산 타율 0.289 OPS 0.863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이전엔 그래도 잘 치지 못한다 정도였는데, 최근 커리어는 끔찍한 수준이다. 지난 2022년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도중부터 무안타 행진이 이어지더니 3년 째인 올해까지도 아직 가을야구 안타가 없다. 7일 4타수 무안타가 추가되면서 최근 포스트시즌 22타수 무안타를 끊지 못하는 중이다.
누구보다도 베츠 본인이 답답하다. 지역 매체은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의 빌 플렁킷에 따르면 베츠는 22타수 무안타 기록에 대해 "전부 다 아웃이다. 전부 끔찍했다.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난 최선을 다 하고 있다"면서도 "지금은 그걸로 충분하지 않다는 게 분명해 보인다"고 답답합을 드러냈다.
올해로 최근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다저스로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 간절하다. 이 기간 우승은 2020년(단축시즌) 한 번뿐 이다. 지난 2013년부터 꾸준히 에이스로 등판했던 커쇼는 포스트시즌마다 부진, 우승이 없던 '주범'으로 비판을 받아온 바 있다. 커쇼는 올해 발가락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등판이 불발된 상황. 커쇼가 없어 고민거리를 덜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커쇼에 가려졌을 뿐 베츠의 부진도 심각한 상황. 베츠가 이대로 침묵한다면 샌디에이고는 오타니만 걸러도 다저스 타선을 꽁꽁 묶고 시리즈를 손쉽게 가져갈 수 있다. 게다가 홈경기에서 끊지 못한 무안타를 원정 구장인 펫코파크에서 끊도록 도전해야 하고, 선발 매치업도 다저스에 불리하다. 다저스가 3차전 만나는 선발 마이클 킹은 올해 다저스전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한 강적이다.
다만 베츠로서도 기댈 부분은 있다. 베츠는 킹을 상대로 통산 타율 0.200(10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다만 안타 2개가 모두 홈런인 탓에 장타율이 0.800, OPS는 1.133에 이른다. 3년 연속 디비전 시리즈 탈락 위기에 놓인 다저스를 구하려면 베츠가 터져야 한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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