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나고황? 우리도 강하다고 느껴요"…롯데 2024 히트 상품, 만족 대신 성장 약속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2024년 가을에는 또다시 '야구'가 없었다. 2018년부터 시작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흑역사가 '7년 연속'으로 늘어났다. 대신 2025년은 물론 향후 5년 이상 팀의 기둥이 되어줄 수 있는 '윤나고황'을 얻었다.
롯데의 2024 시즌 성적은 66승 74패 4무, 승률 0.471로 7위에 그쳤다. 두산 베어스를 세 차례(2015, 2016, 2019)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놨던 '명장' 김태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최소 가을야구'라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롯데는 2024 시즌 팀 성적과 별개로 야수진의 '체질 개선'은 확실하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동희-나승엽-고승민-황성빈으로 구성된 '윤나고황'이 달라진 롯데 베스트9의 상징이다.
윤동희는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가운데 처음으로 맞이한 올 시즌 유망주 껍질을 확실하게 깨뜨렸다. 141경기 타율 0.293(532타수 156안타) 14홈런 85타점 OPS 0.829의 성적을 찍었다. 리그 정상급 우타 외야수로 확실하게 도약했다.
나승엽은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하자마자 '3할 타자'가 됐다. 121경기 타율 0.312(407타수 127안타) 7홈런 66타점 OPS 0.880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1루 수비도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안정감이 늘어났다.
뚜렷한 자기 포지션 없이 1루, 외야에서 방황했던 고승민은 김태형 감독을 만나 리그 최정상급 2루수로 떠올랐다. 120경기 타율 0.308(481타수 148안타) 14홈런 87타점 OPS 0.834로 날카로운 타격 솜씨를 뽐냈다.
고승민은 전임 감독, 프런트 체제에서는 2루수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신장이 190cm에 가까워 내야수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 구단 내부적으로 있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고승민의 야구 센스와 움직임, 잠재력을 믿고 과감하게 주전 2루수로 기용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가장 큰 반전을 만든 건 외야수 황성빈이다. 2024 시즌 개막 때만 하더라도 대주자 롤만 수행할 것으로 보였지만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규정 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125경기 타율 0.320(366타수 117안타) 4홈런 26타점 51도루 OPS 0.812로 '마황' 신드롬을 일으켰다.
황성빈은 김주찬, 임훈 타격코치의 지도 아래 타구질이 몰라 보게 향상됐다. 방망이가 완전히 돌아가기도 전에 1루 쪽으로 몸이 쏠렸던 습관을 고치면서 장타 생산도 가능한 타자라는 걸 보여줬다.
2024 시즌 롯데와 맞붙었던 구단 중 대다수는 '윤나고황'의 성장을 크게 부러워했다. 네 선수 모두 군문제를 일찌감치 해결한 부분은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 A 구단 감독은 "롯데 타선은 내년, 내후년이 더 무서울 것 같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윤나고황' 역시 자신들의 성장으로 롯데 타선이 강해진 부분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2024 시즌 성적에 안주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높은 레벨의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 중이다.
고승민은 "타 팀과 비교해도 우리 팀 타선이 많이 경쟁력이 생긴 것 같다. 마지막 경험이 아니라 더욱더 우리(윤나고황이)가 주축이 돼서 중심을 잡고 더 높은 곳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승엽 역시 "윤나고황이 강하다고 느낀다. 다른 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며 "우리가 지금 끝이 아니라 내년, 내후년 그리고 그다음 해에는 더 강한 느낌을 팬들에게 드릴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황성빈은 몸을 낮췄다. 윤동희, 나승엽, 고승민과 비교하면 자신의 기량이 더 발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황성빈은 "'윤나고황'에서 '윤나고'는 강하고 '황'은 부족하다"며 "앞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더 강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윤동희도 동료들과 함께 분발해 더 발전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윤나고황'이 동반 성장을 이뤄야만 롯데가 더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윤동희는 "'윤나고황' 타선도 중요하지만 선수들마다 각자의 개성이 있다. 이 개성들이 시너지가 더 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직은 강해지는 단계이고, 더 강한 타선이 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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