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양심’ 버린 얌체족… “쓰레기 줍자” 불꽃축제 빛낸 시민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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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5시쯤 서울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은 '서울 세계불꽃축제'를 보기 위한 인파로 붐볐다.
100만명 넘은 역대급 관람객이 모이면서 통제구역에 들어가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문제는 여전했다.
다행히 안전사고 없이 행사는 마무리됐고 쓰레기를 치우는 등 축제 뒷정리를 돕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일부 시민은 축제 다음 날 한강공원에 나와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통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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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아파트 복도 난입 음주·고성
강변북로 수십대 ‘주차 관람’ 혼잡
다음날 아침 SNS서 플로깅 모임
지난 5일 오후 5시쯤 서울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은 ‘서울 세계불꽃축제’를 보기 위한 인파로 붐볐다. 100만명 넘은 역대급 관람객이 모이면서 통제구역에 들어가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문제는 여전했다. 다행히 안전사고 없이 행사는 마무리됐고 쓰레기를 치우는 등 축제 뒷정리를 돕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행사에는 가족과 연인, 외국인 등이 몰렸다. 오후 7시25분쯤 행사 시작을 알리는 첫 폭죽이 터지자 일제히 탄성이 터졌다. 시민들은 저마다 휴대전화를 꺼내 형형색색의 불꽃 사진을 찍었다. 독일에서 교환학생으로 카이스트에 온 20대 학생은 “직접 본 것 중 최고의 쇼”라고 전했다. 프랑스인 보리스씨도 “불꽃이 아주 인상 깊었다”며 “너무나도 행복한 밤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내와 함께 온 50대 장모씨는 “눈으로 직접 보니 훨씬 화려하고 아름답다”며 “딸아이가 고3이라 같이 못 왔는데 내년엔 꼭 같이 오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행사 관람을 위해 한강공원 주변으로 107만명이 몰리면서 혼란스러운 상황도 연출됐다. 축제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불꽃이 더 잘 보이는 언덕으로 이동하거나 길가에 멈춰섰다. 경찰과 주최 측 한화의 봉사자들은 끊임없이 확성기를 통해 “비상 통행로가 막혀 있으니 이동해 달라” “진입 금지구역에 들어가지 말라”고 외쳤다.
도로에 차량을 불법 주정차한 채 행사를 즐긴 ‘얌체족’도 있었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에 따르면 5일 오후 7시~8시45분 차량 수십대가 강변북로 구리방향 도로 끝 차로에 멈춰선 채 불꽃을 구경했다. 천천히 주행하며 불꽃 사진을 찍는 운전자도 있었다. 이로 인해 차들이 몰리며 일대에서 혼잡이 빚어졌다. 행사 인근 여의도 한강변 고층아파트 주민들도 얌체족으로 인한 피해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호소했다. 일부 관람객은 아파트 복도에 무단으로 간이의자 등을 놓고 와인을 마시거나 시끄럽게 떠드는 행태를 보여 빈축을 샀다.
축제가 끝난 행사장 일대는 쓰레기로 가득했다. 음식물을 통째로 버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 입도 먹지 않은 닭꼬치를 그대로 버리던 20대 남성 A씨는 “음식물을 따로 배출할 수 있는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쓰레기를 치우던 60대 청소노동자 강모씨는 “밤 10시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청소를 해도 안 끝난다”며 “특히 음식물 쓰레기가 작년보다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축제 다음 날 한강공원에 나와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통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6일 오전 9시 여의도 한강공원에 30여명이 작은 집게와 쓰레기봉투를 든 채 나타났다. SNS 모임 회원들로 플로깅을 위해 모인 것이다. 반려견과 함께 쓰레기를 줍던 이한석(34)씨는 “아침부터 뜻깊은 일을 하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모임을 준비한 박기훈(42)씨는 “청소를 시작한 지 10분 만에 각자 가져간 5ℓ 봉투가 가득 찼다”고 말했다.
쓰레기나 일부 도로 안전문제를 제외하면 행사는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소방 당국은 지난 5일 오후 1시부터 11시까지 63건의 구급 활동을 펼쳤다. 가벼운 찰과상과 어지럼증 등에 대한 현장 처치가 주를 이뤘다. 한화 측은 “올해 행사가 큰 사고 없이 질서정연하게 진행됐다”며 “갈수록 시민의식이 높아지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글·사진=한웅희 김승연 기자 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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