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 미국 대선과 미·중 경쟁

2024. 10. 7.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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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쿼드(QUAD)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 참여한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정상은 '윌밍턴 선언'을 통해 보건 안보, 해양 안보, 인프라, 핵심 기술, 기후 변화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번영에 기여하는 동시에 분쟁지역의 군사화와 남중국해에서의 공세적 행동에 대한 우려 표명, 북한의 핵무기 개발 규탄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 재확인 등을 통해 역내 안정과 평화에 기여할 것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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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


지난달 21일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쿼드(QUAD)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 참여한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정상은 ‘윌밍턴 선언’을 통해 보건 안보, 해양 안보, 인프라, 핵심 기술, 기후 변화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번영에 기여하는 동시에 분쟁지역의 군사화와 남중국해에서의 공세적 행동에 대한 우려 표명, 북한의 핵무기 개발 규탄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 재확인 등을 통해 역내 안정과 평화에 기여할 것임을 확인했다.

유럽과 중동에서 장기화되는 전쟁에 미국의 역량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쿼드 정상회의가 개최된 것은 중국 견제가 여전히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에 있음을 보여준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이후 ‘경쟁적 공존’ 기조를 토대로 공세적인 대중(對中) 정책을 펼쳤다. 첨단 기술 및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소)다자 협의체 구성 및 공급망 재편 노력을 통해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했으며, 소수민족 인권, 남중국해 등 민주적 가치와 국제질서 등에 대해서는 절제된 ‘대립’을 지속했다. 이에 따라 기후 변화, 비확산, 보건 안보 등 국제적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의 공간은 협소하게 유지됐다.

첨단 기술 및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한 양국의 치열한 ‘경쟁’은 이번 미국 대선 이후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승계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리스 행정부’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적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해리스 행정부는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대응하고, 최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며, 핵심 기술 및 광물 공급망을 리쇼어링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관세를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한편 지정된 수의 민감한 기술을 집중적으로 보호하는 ‘스몰 야드 하이 펜스(small yard, high fence)’ 기조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해리스 행정부는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하되 그러한 경쟁이 갈등이나 대립으로 치닫지 않도록 관리하는 ‘디리스킹(derisking)’ 기조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보다 공세적인 중국 견제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되면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되찾고 제조업 강국으로 재부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중국의 최혜국 대우를 철회하고 중국으로부터 의약품, 전자제품, 철강 등 필수 의료 및 국가 안보 물품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4개년 국가 리쇼어링 계획’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세계 무역 시스템의 균형을 재조정하고 미국을 제조 강국으로 만들기 위해 관세를 핵심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보편적인 기준 관세’와 ‘트럼프 상호 무역법’ 등을 토대로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관세 장벽은 중국의 최혜국 대우 철회, 전략적 디커플링 등의 조치와 함께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통상 분야 전반에 걸친 양국 간 갈등은 ‘2차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이어지며 관계를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미 행정부의 공세적인 중국 견제 정책 전망은 중국의 근심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그러나 상기한 것처럼 두 후보의 대중국 정책은 범위 및 수준에서 차이가 존재하며, 이러한 차이는 양국 관계 및 국제 통상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미국 대선 결과에 주목하는 또 다른 주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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