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영화판 강자도 넷플릭스? 재난·애니·로코 다 있다
“100년 뒤에도 (극장 영화에) 시청각적으로 밀리지 않는 작품을 제공하겠다.”(넷플릭스 서울 김태원 콘텐츠 디렉터) “창작자 지원에 아낌없이 노력하겠다.”(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홍정인 대표) “연간 1조원 규모 콘텐트 투자를 지속해서 늘려가겠다.”(CJ ENM 윤상현 대표)
올해 부산 국제영화제에선 넷플릭스를 비롯해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CJ ENM 등 주요 콘텐트사들이 포럼과 라인업 공개 행사를 열고 향후 작품 계획을 밝혔다.
내년 영화 공개 편수는 넷플릭스가 가장 많다. 지난 4일 열린 ‘넥스트 온 넷플릭스’ 행사에서 내년 공개가 확정된 7편의 신작을 각 감독과 함께 발표했다. 연상호 감독의 ‘계시록’, 변성현 감독의 ‘굿뉴스’, 김병우 감독의 ‘대홍수’ 등 흥행 감독들의 기대작에 더해 넷플릭스 첫 한국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감독 한지원), 로맨틱 코미디 ‘고백의 역사’(감독 남궁선), 층간소음 공포 ‘84제곱미터’(감독 김태준), ‘길복순’의 스핀오프 ‘사마귀’(감독 이태성) 등 신인감독 작품까지 아울렀다.
같은 날 ‘플러스엠과 SLL의 밤’ 행사를 연 플러스엠은 대만 동명 로맨스 리메이크작 ‘청설’(11월 6일 개봉), 송중기 주연의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올 겨울 개봉 예정)을 비롯해 진행중인 프로젝트를 총 11편 발표했다. ‘서울의 봄’ ‘범죄도시4’ 등 천만 흥행이 신작 제작의 동력이 됐다.
내년 개봉이 점쳐지는 유해진·강하늘 주연 범죄영화 ‘야당’, 우도환·장동건 주연 액션 ‘열대야’ 등 ‘서울의 봄’ 제작사와의 협업이 눈에 띈다. 연상호의 ‘얼굴’, 김한민의 ‘더 소드(The Sword)’, 나홍진의 ‘호프’ 등 거장 감독들의 신작도 포진해 있다. 마동석도 주연·제작 액션 ‘돼지골’, 제작만 맡은 ‘백수아파트’ 등 두 편을 함께한다. 한소희·전종서 주연의 범죄극 ‘프로젝트Y’, 박민규 소설 원작 영화 ‘파반느’도 관객과 만날 날을 기다린다.
지난 4일 CJ 무비포럼에 티빙, CGV 등 계열사가 총출동한 CJ ENM은 다음 날 대규모 파티 ‘CJ의 밤’까지 열었지만, 내년도 신작은 두 편에 불과했다. 임윤아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악마가 이사왔다’, 박찬욱 감독이 미국 미스터리 소설 『더 액스』를 토대로 연출하는 ‘어쩔수가 없다’(주연 이병헌·손예진)다. 최근 관객 700만에 육박한 ‘베테랑2’로 숨통을 틔웠지만, ‘외계+인2’ ‘탈출’ 등 대작이 흥행 참패한 여파다.
올해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오른 ‘패스트 라이브즈’에 투자·배급으로 참여한 CJ ENM은 ‘지구를 지켜라’(2003)의 할리우드판 리메이크 ‘부고니아’ 등 글로벌 라인업에 내실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파일럿’ ‘핸섬가이즈’ 등 올해 중급 영화가 선전했던 극장가 양상이 내년에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배급사들이 앞다퉈 제작비 100억원 이상 대작을 내놓기 때문이다. 총제작비 300억원대로 알려진 웹툰 원작 영화 ‘전지적 독자시점’, 구교환 주연 판타지 액션 ‘부활남’을 비롯해 마동석 공포 액션 ‘거룩한 밤: 데몬헌터스’(이상 롯데 엔터테인먼트), 송혜교·전여빈 주연 ‘검은 수녀들’, 웹툰 원작 ‘좀비딸’(이상 NEW) 등 오컬트·공포 강세 역시 이어질 전망이다.
부산=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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