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스틸 빛났다…'발야구'로 분위기 바꾸고 역전승 챙긴 LG

김현기 기자 2024. 10. 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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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뛰는 야구' 뚝심이 2차전에선 적중했다.

LG는 지난 5일 잠실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한 점 차로 뒤지던 승부를 원점으로 끌고 가기 위해 도루 작전을 했다가 화를 입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도루 실패에서 나온 것이다.

LG는 2-3으로 끌려가던 9회 2사 1루 박동원 타석에서 1루 주자 김대원이 2루를 향해 달리다가 상대 포수 장성우의 정확한 송구에 걸려 아웃됐다. KT가 1차전 승리를 확정짓는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됐다. 9회말 역전극을 기대했던 잠실구장엔 정적이 흘렀고, LG 팬들은 썰물처럼 관중석을 빠져나갔다.

LG는 '뛰는 야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만 주루플레이를 다소 적극적으로 펼치다 승부처에서 주자가 비명횡사하는 경우도 있어 '불나방 야구'라는 비판도 가끔씩 받는다. 기세등등한 KT를 맞아 싸운 첫 판에서 '불나방 야구'의 대표적인 장면이 나오고 말았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플레이오프 오를 확률이 90%에 육박하다 보니 LG 입장에서도 김대원의 도루 실패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염 감독은 2차전 앞두고도 '뛰는 야구'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염 감독은 6일 준PO 2차전 직전 엑스포츠뉴스 등 취재진과 만나 "우리가 하던 야구 할 것이다. 시즌 때도 가장 많이 승리했던 야구를 그대로 해야 한다"면서 "똑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똑같이 도루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1차전 아픈 기억 때문에 부담이 될 법도 했지만 LG는 흔들리지 않았다.

2차전에서도 도루를 주요 고비마다 감행했고, 이번엔 쏠쏠히 적중했다. 상대를 뒤흔들어 실책 4개를 발생하게 하는 숨은 이유도 됐다.

LG는 6일 준PO 2차전에서 0-2로 끌려가다가 3회와 4회 연달아 2점씩 얻고, 6회에는 3점을 보태 7-2로 역전승했다.

사실 2차전에서도 먼저 2점을 내줘 불안했다. 2회까지 KT 선발 엄상백에게 끌려간 LG는 3회 8번 타자 박해민과 9번 타자 문성주가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이 때 염 감독이 말한 LG다운 야구가 나왔다. 발 빠른 주자 박해민과 문성주가 홍창기 타석에서 변화구 타이밍에 각각 3루와 2루를 훔치며 더블 스틸을 일궈낸 것이다. 강공 혹은 번트 등으로 선택지가 좁혀질 수 있었던 순간 번뜩이는 더블 스틸이 이뤄지면서 잘 던지던 KT 선발 엄상백을 긴장하게 했고, 이후 홍창기가 내야 땅볼을 쳤으나 2번 타자 신민재가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려 2-2 동점을 만들고 분위기를 바꿨다.

2타점 적시타를 친 신민재가 1사 1루에서 2루를 훔치며 역대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도루 타이기록인 3개를 달성했다.

반등 곡선을 그린 LG는 4회 박동원의 역전 2루타와 문성주의 적시타를 묶어 4-2로 전세를 뒤집었다. KT도 LG의 뛰는 야구가 2차전에선 계속 효과를 보자 투수들이 견제구를 던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5회엔 선두타자 신민재가 볼넷으로 출루했는데 이후 1루 견제를 하다가 실책이 나왔다. 6회에는 무사 1루에서는 박해민의 번트 때 투수 손동현의 실책이 이어졌다.

손동현의 실책은 LG 쾌승의 촉매제가 됐다. 그의 실책으로 이뤄진 1사 만루 찬스에서 신민재의 좌익수 앞 적시타가 터졌고 이어 KT 좌익수 김민혁의 공을 뒤로 흘리는 실책이 나오면서 점수가 7-2까지 벌어졌다.

물론 LG는 이날도 주루사가 있었다. 5회 무사 2루에서 오스틴 딘의 중견수 앞 짧은 안타가 나왔을 때, 2루 주자 신민재가 무리해서 홈으로 뛰다가 아웃됐다. 비디오 판독 끝에 아웃 판정이 그대로 유지됐다. 우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의 정확한 송구가 신민재를 홈에서 잡아냈다.

그럼에도 과감한 발야구로 2차전 낙승을 거둬 3차전을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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