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만난 94세 필리핀 참전용사 "율동 전투서 싸워, 자랑스럽다"

박태인, 김하나 2024. 10. 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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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영웅묘지 내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 3국(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순방의 첫 행선지인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도착해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부터 5박 6일간 필리핀과 싱가포르를 국빈방문하고,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필리핀 영웅묘지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했다. 참전 기념비는 6·25전쟁 당시 필리핀 파병부대 전사자(112명)를 추모하기 위해 1976년 조성됐다. 필리핀은 미국과 영국에 이어 6·25전쟁에서 세 번째로 많은 병력(7420명)을 파병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필리핀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가장 많은 병력을 파병했던 혈맹”이라고 말했다.

헌화를 마친 윤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한 94세의 참전용사 플로렌도 베네딕토씨에게 “기억나시는 것이 없으시냐”고 물었다. 베네딕토씨는 “2년간의 한국 파병 기간 율동 전투 등 필리핀 부대가 참전한 주요 전투에서 싸웠다. 참전이 자랑스럽다”고 했고, 윤 대통령은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율동 전투는 1951년 4월 경기도 연천에서 필리핀군과 중국인민지원군이 벌인 전투다. 당시 필리핀군의 활약으로 미국 제3보병사단이 연천에서 성공적으로 철수할 수 있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200여명의 현지 교민들을 만났다.

필리핀·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 탑승에 앞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7일 말라카냥 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양해각서(MOU) 서명식, 공동 언론발표, 국빈 오찬 등을 한다.

윤 대통령은 출국 전 공개된 AP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선 “미국과 국제 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해 북한이 앞으로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추가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 공격 위협 발언에 대해 “자신이 핵 개발 이유가 같은 민족인 남한을 겨냥하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니라는 북한 정권의 과거 주장은 거짓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워싱턴 선언을 기반으로 구축된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를 통해 북한의 핵 위협을 원천적으로 무력화할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로) 국민 안전에 위해가 발생할 경우 북한은 감내하기 어려운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핀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 도착, 영접 인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과 관련해선 “안보리 결의와 국제규범을 위반하면서 한반도와 인태 지역,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국제사회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세안 정상회의가 자유·평화·번영의 통일 한반도를 실현하기 위한 8·15 통일 독트린과 정부의 북한 인권개선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견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닐라=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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