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장애인 목소리 담은 정책으로 만족도 ↑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추석 연휴 고향을 방문하기 위해 처인구 백암면의 사회복지시설인 '해든솔'에 지적장애가 있는 아들의 보호를 부탁했다. A씨는 매끼 아들의 식사를 챙겨줘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편한 마음으로 귀성할 수 있었다. '해든솔'은 용인시가 장애인 온종일돌봄센터 운영기관으로 지정한 사회복지시설이다.
용인 기흥구 보정동의 '용인시 기흥장애인복지관'에는 자율보행 로봇 3대가 있다. 이 로봇은 중증장애인은 물론 최중증 장애인까지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자율보행 로봇을 갖춘 복지관의 스마트 재활센터는 전국 장애인복지관의 필수 견학 코스가 되고 있다.
용인시가 장애인 가족의 목소리를 담은 다양한 '수요 응답형' 정책을 추진해 눈길을 끈다. 공급자 중심의 소극적 행정에서 탈피해 직접 장애인과 가족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고 있다. 시는 올해 기흥장애인복지관의 '스마트 재활센터', 처인구 역북동의 '가상현실(AR) 스포츠 체험센터'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장애인 시설은 물론 공공시설에 가족의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을 위한 '가족 탈의실·샤워실·화장실' 설치에도 나섰다.
첨단 로봇·AR로 장애인 재활 돕는다
올해 3월 문을 연 기흥장애인복지관 '스마트 재활센터'에 있는 3대의 3단계 자율보행 로봇은 혼자서는 움직이는 것조차 힘든 최중증 장애인까지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준다. 센터 내 '스마트 짐'에는 게임존, 재활 피트니스존, 온라인 피트니스존 등 7종류의 디지털 운동기구 9대도 설치돼 장애 유형이나 정도에 따라 알맞은 재활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시는 이 장비들을 민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처인구 역북동 옛 차량등록사업소 자리에 장애인과 장애 학생을 위한 'AR 스포츠 체험센터'를 개관했다. 600㎡ 규모의 이 센터는 전국에서 네 번째며, 경기도에서는 첫 번째다. 센터에는 신체 활동, 두뇌 활동을 돕는 파라크로스컨트리, 바이크 레이싱, 휠체어 레이싱, XR 스포츠(야구, 양궁, 볼링, 핸드볼, 농구, 축구 등), 스크린 사격, 3D 모션 시스템 등이 마련돼 있다. 장애인과 장애 학생은 물론 어르신 등 비장애인도 다양한 AR 장비를 통해 스포츠 체험을 하며 체력을 키울 수 있다.
국제규격 수영장 갖춘 장애인 체육센터 건립도 추진
용인시는 처인구 삼가동에 국제 규격의 수영장을 갖춘 대규모 장애인 체육센터 건립도 추진 중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반다비 체육센터'로, 내년까지 설계를 마친 뒤 2026년 착공할 예정이다.
용인미르스타디움 임시주차장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층, 연면적 5만2452㎡ 규모로 지어지는 이 시설은 길이 50m 레인 10개를 갖춘 대한수영연맹 2급 공인 국제규격 수영장을 갖춘다는 것이 시의 구상이다. 이와 함께 2000석 이상의 관람석, 수중운동실, 다이빙풀도 함께 설치할 방침이다.
수영장 위에는 다목적 체육관, 스쿼시실, 장애인 체력인증센터, 장애인주차장을 포함한 913면의 대규모 주차타워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올해 3월엔 지방재정 영향평가도 '적정'으로 통과했다.
장애인 가족 목소리 정책에 담아낸다
특히 이상일 용인시장은 '반다비 체육센터'를 포함해 올해 하반기 이후 완공되는 수영장을 갖춘 모든 공공건물에 가족 샤워실·탈의실·화장실을 설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런 방침은 이 시장이 지난 5월 특수학교 교장·학부모대표 간담회에서 장애 학생을 둔 학부모의 고충을 듣고 마련한 것이다.
최근 해든솔에 마련된 장애인 온종일돌봄센터도 이 시장의 결심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12월 특수학교 교장·학부모 간담회에서 "장애 학생 부모가 급한 일로 자녀를 돌봄 시설에 맡겨야 하는 사정이 생겼을 때 경기도에서는 그런 시설이 북부의 한 도시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추진해 마련한 것이다. 센터는 장애인을 돌보는 가족이 아파서 입원하거나, 경조사나 여행 등으로 집을 비워야 할 때 돌봄 공백을 메우게 된다.
시는 올해부터 시설 이용 거부 등으로 가정에서 돌보고 있는 최중증 발달장애인들을 주간에 그룹, 또는 개별로 일대일 지원하는 일도 시작했다. 전문인력이 발달장애인별 특성을 반영해 그룹 활동이나 개인 취미활동 등을 돕는 것이다.
이 시장은 "앞으로도 장애인 가족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진짜 필요한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장애·비장애 구분과 차별을 없애고 시민들이 서로 배려하는 따뜻한 용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두환 기자 dhjung6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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