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찬스’로 20억 아파트 구입 덜미…위법 의심 거래 ‘천태만상’
서울서 292건…강남3구·마용성서만 197건 집중
# A씨는 올해 서울 용산구의 21억원짜리 아파트를 본인 자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장만했다. 어머니에게 증여받은 5억5000만원 외에 차입금 명목으로 어머니에게서 14억원을 추가로 받았고, 주택담보대출 3억5000만원으로 매매 자금을 모두 조달했다. 국토교통부는 편법 증여가 의심된다며 국세청에 이런 내용을 통보했다.
# 서울 광진구에서 아파트 한 채를 매수한 B씨는 자금조달계획서에 구입자금 21억5000만원을 금융기관 예금액으로 조달하겠다고 써냈다. 국토교통부는 자금 조달 증빙을 위한 소명자료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B씨는 결국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거래신고법 위반과 탈세가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국토교통부가 금융위원회, 국세청, 지방자치단체, 한국부동산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과 공동으로 지난 8월 13일부터 9월 27일까지 수도권 주택 이상 거래에 대한 합동 현장점검과 기획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A씨, B씨 사례를 포함해 편법 증여, 대출자금 유용, 계약일 거짓 신고 등 위법이 의심되는 거래 총 397건을 적발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272건(68.5%)에서 적발 건수가 가장 많았고, 경기에서 112건(28.2%), 인천에서 13건(3.3%)이 적발됐다. 서울 자치구별로는 강남구 52건, 송파구 49건, 서초구 35건, 용산구 23건, 성동구 20건, 마포구 18건, 영등포구 12건, 광진구 11건 순으로 많았다. 집값이 큰 폭으로 뛴 강남 3구·마용성 단지에서 위법 의심 거래가 집중돼 있었다.
이번 거래 중에는 A씨, B씨 같은 사례 외에 ‘집값 담합’ 정황도 포착됐다.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안내문이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특정 가격 밑으로 집을 내놓지 말라는 등의 집값 담합 정황이 포착돼 국토교통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추가 조사를 요청했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에서 적발된 위법 의심 거래와 관련해 사안에 따라 국세청, 금융위, 행정안전부, 관할 지자체에 통보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자금조달계획서 점검 결과, 의심 거래에 대해서는 정밀조사를 벌인 뒤 지자체와 국세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안정적 주택 공급과 함께 부동산 거래 질서를 교란하는 불법·불공정 행위를 적발하고 투명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필수”라고 밝혔다. 아울러 “관계부처·지자체와 수도권 주택 이상 거래에 대한 추가 현장점검과 기획조사를 실시하겠다”며 “자금조달계획서도 보다 자세히 검토해 투기 수요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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