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에 우리 말을 쓰니...칭찬 메일도 받는다

유영숙 2024. 10. 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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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대신 쉬운 우리말을 사용해서 보도 용어의 공공성을 높이자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유영숙 기자]

올해 7월 25일에 메일 한 통을 받고 깜짝 놀랐다. 꼭 내가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 '내가 기사를 잘못 썼나?', '내 기사에 무슨 문제가 있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메일은 '(사)국어문화원연합회'란 곳에서 보낸 것이었다. '기사 작성 시 쉬운 우리말 사용 요청'이란 제목의 메일이었다. 메일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있었다.

오마이뉴스 유영숙 기자님, 안녕하세요?
(사)국어문화원연합회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정부와 언론의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말 표현으로 바꾸려 노력하고 계신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보도 용어의 공공성을 높이는 일을 함께 일궈 가자는 뜻으로 이렇게 편지를 보냅니다.

2024년 7월에 유영숙 기자님께서 작성한 기사에서 찾은 외국어와 외국 문자입니다.

*기사 제목 : 강남 한복판에서 산책도 하고 점심도 먹을 수 있다니(2024.07.02.)
*외국어 표현 : 키오스크
*우리말 표현 : 무인 안내기, 무인 단말기, 무인 주문기, 간이 판매대, 간이 매장

위 표현들은 외국어에 대한 '국민 이해도 조사'에서 국민 이해도가 평균 40% 이하인 낱말입니다. 특히 70세 이상은 평균 10%만 이해하는 어려운 외국어/외국 문자입니다. 우리말로 바꿔쓴다면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국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언론 기사를 작성하실 때 어려운 외국어와 외국 문자를 쉬운 우리말로 바꿔 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정부 기관에 위 용어들을 쉬운 우리말로 써 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기자님께서도 쉬운 우리말과 한글로 기사를 작성하여 보도 용어의 공공성을 높이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일에 힘을 보태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24년 07월 25일

메일을 받고 내가 쓴 기사(관련기사: 강남 한복판에서 산책도 하고 점심도 먹을 수 있다니 https://omn.kr/29a0s)를 다시 읽어보았다. 기사에는 공원 이름과 음식 메뉴 외에는 외국어가 많지 않았다. 메일에 있는 외국어 표현 '키오스크'가 문제였던 것 같다. 앞으로는 '키오스크'를 메일에서 안내받은 대로 '무인 주문기', '무인 안내기' 등으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바른 우리말 사용으로 받은 감사 메일

메일 받은 후에 기사를 쓸 때마다 늘 긴장이 되었다. 가능하면 외국어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고, 어려운 한자보다는 대체할 우리 말이 있으면 사용하려고 했다. 기사를 쓴 후에는 꼭 국립국어원 맞춤법 검사기에서도 확인하고 기사를 올렸다. 국어문화원연합회에서 안내해 준 [2024년, 언론에서 바꿔 쓸 외국어], [쉬운 우리말 사전], [외국어 검사기]에도 들어가 우리말 공부도 하였다.

우리는 우리말을 모국어로 사용하면서도 우리말이 어렵다고 말한다. 바른 문장 표현부터 띄어쓰기까지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참 어렵다. 어렵다고 해서 대충 쓸 수는 없다. 기사를 쓰고 글을 쓰는 사람들은 늘 공부하며 노력해서 독자들에게 바르게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9월 4일 오전에 '국어문화원연합회' 곳에서 두 번째 메일을 받았다. 지난번에는 외국어 사용에 대한 지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우리 말을 잘 사용해서 감사하다는 글이었다. 글 쓰며 감사 편지를 받으니 정말 뿌듯했다. 메일 내용이다.

[쉬운 우리말] 한글과 우리말 사용 기사 작성에 관한 감사 편지

오마이뉴스 유영숙 기자님, 안녕하세요?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에서 인사드립니다.
우리 연합회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보도 용어의 공공성을 높이는 일을 하면서 날마다 여러 기사를 살피고 있습니다. 기자님의 기사를 살피다가 바쁜 보도 일정에도 불구하고, 외국어보다 '한글과 우리말'을 사용해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쓰시는 그 마음을 읽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유영숙 기자님께서 2024년 9월에 작성한 기사 중
1. 외국어 대신 우리말을 사용해 기사를 작성하거나
2. 외국 문자나 외국어는 괄호 속에 넣고 한글과 우리말을 앞세우는 등 보도 용어의 공공성을 높여주신 내용입니다.

*기사 제목: 추석 음식 걱정? 볶음요리는 '이것'으로 고민 끝 https://omn.kr/2a3wg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는 쉬운 우리말 기사 쓰기에 도움을 드려 더 많은 독자들이 유영숙 기자님의 기사와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쉬운 우리말로 기사를 작성할 때 도움을 받고자 하시면 다음과 같은 목록을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말로 기사를 작성할 때 [2024년, 언론에서 바꿔 쓸 외국어], [쉬운 우리말 사전], [외국어 검사기] 등 누리집을 이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쉬운 우리말 사전 외국어를 우리말로 바꾸어 쓸 때 이용할 수 있는 사전이다. '외국어 '키오스크'를 입력하면 우리말을 안내해준다.
ⓒ www.plainkorean.kr
▲ 쉬운 우리말 사전 외국어를 입력하면 우리말을 다양하게 알려준다.
ⓒ www.plainkorean.kr
이번 글에서는 '양념 노하우'를 '양념 비법'이라고 표현했고, 돼지고기 불고기(일명 제육볶음)처럼 외국어 대신 우리말로 표현해서 감사 편지를 받은 것 같다. 감사 편지를 받고 보니 앞으로 글 쓸 때 외국어 사용보다는 우리말을 많이 사용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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