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오페라에 도전한다면 ‘탄호이저’부터

장지영 2024. 10. 5.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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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오페라가 이탈리아 오페라와 함께 오페라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데는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의 공이 크다.

이탈리아 오페라 선호가 강한 한국에서 바그너의 작품이 전막으로 공연된 경우는 일일이 꼽을 수 있을 만큼 적다.

국립오페라단이 10월 17~2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탄호이저'(1845)는 공연시간이 4시간 정도 되지만 바그너 작품 중에서 대중이 다가서기에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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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45년 만에 공연
연출가 요나 김이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탄호이저’ 출연진에게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독일 오페라가 이탈리아 오페라와 함께 오페라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데는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의 공이 크다. 아름다운 아리아가 중심인 이탈리아 오페라와 달리 바그너는 드라마로서의 오페라를 강조하며 ‘음악극’(Musikdrama) 형식을 만들었다.

리하르트 바그너


드라마와 음악의 완결성을 위해 직접 대본도 쓴 바그너는 무한선율과 라이트모티프 기법을 창안했다. 무한선율은 막이 열린 동안 끝맺음이 명확하지 않은 선율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며, 라이트모티프는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나타내는 음악적 동기를 계속 변주해나가는 것이다. 바그너 특유의 반음계 화성이나 잇단 조 바뀜 등의 기법은 현대음악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중세 유럽 신화를 토대로 한 복잡한 줄거리, 최소 세 시간을 훌쩍 넘기는 방대한 길이와 어려운 음악적 구성이 특징인 바그너 작품은 일반 대중에겐 지루하게 느껴진다. 북유럽 신화를 소재로 쓴 바그너 평생의 역작 ‘니벨룽겐의 반지’ 4부작은 총 연주 시간이 무려 16시간이나 된다.

이탈리아 오페라 선호가 강한 한국에서 바그너의 작품이 전막으로 공연된 경우는 일일이 꼽을 수 있을 만큼 적다. 낮은 대중성과 함께 국내에 바그너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성악가와 연주자가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음악계가 성숙해지면서 21세기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특히 국립오페라단은 2013년 성배 기사 이야기를 담은 ‘파르지팔’을 시작으로 바그너 작품을 가끔 올리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이 10월 17~2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탄호이저’(1845)는 공연시간이 4시간 정도 되지만 바그너 작품 중에서 대중이 다가서기에 편하다. 서곡부터 ‘순례자의 합창’ ‘저녁별의 노래’ 등 귀에 익숙한 멜로디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환락과 이단을 상징하는 여신 베누스의 유혹에 빠진 기사 탄호이저가 연인 엘리자베트의 진실한 사랑과 간절한 기도로 결국 죽음과 함께 구원을 얻는다는 줄거리도 단순한 편이다.

국내에서 ‘탄호이저’ 전막 공연은 국립오페라단이 1979년 한국어로 올린 것이 처음이다. 이후 오랫동안 무대에 오르지 않다가 2000년대부터 독일어 원어 프로덕션으로 다시 공연되기 시작했다. 2005년 일본 간사이 니키카이 오페라단과 2013년 독일 카를스루에 국립극장의 ‘탄호이저’ 내한공연 그리고 2017년 성남아트센터가 제작한 ‘탄호이저’까지 세 차례 공연된 바 있다. 그리고 국립오페라단이 45년 만에 올리는 ‘탄호이저’ 역시 독일어로 공연된다.

국립오페라단의 ‘탄호이저’에는 지휘자 필립 오갱을 비롯해 탄호이저 역의 테너 하이코 뵈르너와 다니엘 프랑크 등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들이 뭉쳤다. 특히 연출로 유럽 오페라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한국인 연출가 요나 김이 참여한다. 현재 독일 만하임 국립극장 상임 연출가인 요나 김은 2017년 오페라 전문지 ‘오펀벨트’가 선정한 ‘올해의 최우수 연출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에는 2015년 국립오페라단에서 ‘후궁 탈출’을 연출하며 이름을 알렸으며, 지난 2022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만하임 국립극장 ‘니벨룽겐의 반지’ 4부작 공연으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장지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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