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정 기자의 온화한 시선] 좋아서 하는 운동, 좋아서 하는 신앙

신은정 2024. 10. 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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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비' 몸매에 대한 목표가 나이 듦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다.

그러나 "새벽기도 마치고 운동 나갈 때마다 날씨나 체력 등 나가지 못할 수만 가지 이유를 떠올리곤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듣고 마음이 한결 편해졌던 기억이 난다.

한 목사님은 러닝 후 상쾌한 기분을 상상하며 그 수많은 방해물을 넘어 운동화 끈을 고쳐맨다고 했다.

운동하면 몸에 근육이 생기는 당연한 이치와 마찬가지로 신앙의 루틴으로 내 영혼의 근육이 생길 것을 또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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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덤벨 운동이 준 교훈
기자는 매일 운동 습관을 위해 최근 덤벨 운동을 시작했다. 동네 피트니스센터에서 하루 30분 정도의 작은 반복이 쌓여 내 체력을 올려 줄 것을 믿는다. 게티이미지뱅크


‘워너비’ 몸매에 대한 목표가 나이 듦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다. 예전엔 군살은 없고 볼륨감은 있는 보기 좋은 형태를 원했다면, 중년에 접어드니 일상생활에서 활기차게 움직일 수 있는 아프지 않은 상태를 바라게 됐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동네 아줌마들이 모인 온라인 지역 커뮤니티나 또래가 모인 모바일 단체 채팅창에도 요즘 하루가 멀다고 건강한 몸에 대한 대화가 올라온다. 내 생각과 거의 같다.

누군가의 경험담 속 시선이 새삼 흥미로웠다. 자신이 다니는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하는 20대를 보며 떠오른 생각이었다. 몸이 아파 PT(퍼스널트레이닝)를 시작한 자신과 달리 젊은 시절부터 차곡차곡 근력운동을 하는 청춘들이 노년엔 얼마나 건강할까를 생각하면 기특함을 넘어 부러움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루라도 젊을 때 적은 양일지라도 매일 시간을 투자해 운동하자고 독려했고 많은 이들이 “맞는 이야기”라며 호응했다. 댓글을 단 사람 중에 그날 이후 몇 명이나 운동을 위해 몸을 움직였을까. 안타깝게도 거의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운동 루틴을 지키는 목사님을 연달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심방과 새벽기도가 잦은 한국교회 특성을 감안했을 때 그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기에 존경심을 넘어 자괴감마저 들었다. 적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간 운동 습관을 이어간 그 의지는 따라하기 힘든 벽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벽기도 마치고 운동 나갈 때마다 날씨나 체력 등 나가지 못할 수만 가지 이유를 떠올리곤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듣고 마음이 한결 편해졌던 기억이 난다. 한 목사님은 러닝 후 상쾌한 기분을 상상하며 그 수많은 방해물을 넘어 운동화 끈을 고쳐맨다고 했다.

나 역시 더 눕고 싶은 마음을 이겨내고 요즘 동네 피트니스센터에 나가고 있다. 30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거울 앞에 서서 양손에 작은 덤벨을 들고 숨을 고른다. 땀이 많이 나지 않고 크게 힘들지 않다. 전에도 여러 번 운동을 시도해본 적 있다. 러닝머신 위에서 시간을 채우려고 다리를 움직였다. 힘들고 재미없었다. 그러니 그 운동은 습관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하지만 덤벨 운동은 한 달쯤 계속하고 있다. ‘성공의 법칙’을 쓴 의학박사 맥스웰 몰츠는 새로운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하는 데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을 21일로 추정했다. 그의 이론을 근거로 나는 운동 루틴이 생겼다고 말해도 되겠다. 이왕 하는 김에 제대로 해보고 싶은 욕구도 생겼고 다음 주쯤 PT 상담도 예약해 놓았다.

내 신앙생활에도 작은 루틴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나의 사건으로 단번에 그리스도의 제자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기보단 작은 행동을 꾸준히 반복해야겠다는 나름의 깨달음이었다. 건강한 몸을 위해 일단 뭐라도 해보았던 의미 없어 보이는 작은 몸부림처럼 말이다. 하루 단 한 줄의 성경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그렇게 1년이 지나면 365구절이 쌓인다. 생각난 김에 칼럼을 준비하며 고린도전서 6장 19~20절을 읽었다. 하나님의 소유인 우리의 몸을 성전 삼고, 예배드리며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운동 루틴의 격려와도 같이 느껴졌다.

이제 막 근육운동을 시작했기에 내 몸엔 별다른 변화가 없다. 그러나 꾸준히 한다면 근력이 생길 것이고, 조금 더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몸을 건강히 가꾸며 하나님이 내 몸을 통해 이 땅에서 누리라고 주신 행복을 만끽하고 싶다. 운동하면 몸에 근육이 생기는 당연한 이치와 마찬가지로 신앙의 루틴으로 내 영혼의 근육이 생길 것을 또한 확신한다. 사소하지만 반복적인 신앙 습관이 모인다면 우리는 하나님과 가까워질 근력으로 무장될 것이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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