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채권 전문딜러 '사양길'…증권·은행 손들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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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도입 24주년을 맞은 장외채권 전문딜러 제도가 유명무실해지면서 증권사와 은행이 딜러 자격을 자진해 반납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8월 금감원에 장외채권 전문딜러 자격지정 취소 요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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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전문딜러는 6곳…은행은 외국계뿐
금감원도 제도개선 고민 지속
올해 도입 24주년을 맞은 장외채권 전문딜러 제도가 유명무실해지면서 증권사와 은행이 딜러 자격을 자진해 반납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8월 금감원에 장외채권 전문딜러 자격지정 취소 요청을 냈다. 대신증권이 작년 8월 딜러 자격을 자진 반납한 데 이후 1년 만이다. 회사가 2개 분기 연속으로 지정 취소 입장을 유지할 경우 지정 취소 절차가 완료된다.
이제 남은 전문딜러는 증권사 4곳(신영·NH투자·신한투자·SK증권)과 은행 2곳(도이치·홍콩상하이(HSBC)은행) 등 6곳에 불과하다. 2010년 17개사에서 3분의1가량으로 줄어든 셈이다.
2000년 도입된 장외채권 전문딜러 제도는 매수·매도 양방향 호가를 동시에 제출해 거래를 활성화하고 시장 투명성을 높인다는 의미가 있었다. 당시 장외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정확한 시장 정보가 부족하고 거래 유동성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외채권 시장이 계속 커지면서 전문딜러의 역할도 축소됐다. 호가를 제시하는 것 자체가 현재는 거래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업계서 지속가능성에 의구심을 표하게 됐다.
실제 채권전문딜러 시장조성 실적도 지속 감소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시장조성 실적은 매도·매수 합산 기준 5조600억원으로 5조원대로 주저앉았다. 1년 전인 작년 2분기 11조7700억원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과거 한때 분기 기준 실적이 10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작년 3분기를 기점으로 10조원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회사 입장에선 호가 제시에 따른 업무 부담이 크지는 않지만 자격 유지를 위한 유인도 마땅히 없다. 금융감독당국은 2007년 전문딜러 제도 활성화 차원에서 시장조성 의무 종목 수를 7개 이상으로 줄였으나 2020년경 다시 9개 이상으로 확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20년경 회사채 5개 종목과 금융채 2개 종목, 국고채 2개 종목 등 9개 종목 이상 매일 양방향으로 호가를 제출하라고 내려왔는데 그때 부담이 조금 커졌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에서 하는 국고채 전문딜러(PD)의 경우 국고채 물량을 배정받을 때 인센티브라도 받을 수 있는데 장외채권의 경우 업계가 마땅히 요구할 만한 인센티브도 없다"며 "일부 회사에선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선 금융당국도 공감하고 있다. 금감원 증권거래감독팀 관계자는 "딜러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장외채권 거래 활성화를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인데 유용성에 의문을 갖는 분들이 많다. 만일 제도가 유지된다면 어떤 메리트를 강화해야 할지 내부적으로 계속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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