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리따른 불기소”… 만만찮을 후폭풍

檢 ‘명품가방 사건’ 결론
野 “檢, 국민 배신… 특검법 관철”
尹 쌍특검법·지역화폐법 거부권

검찰이 2일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받은 김건희 여사와 가방을 준 최재영 목사에 대해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10개월간 극심한 사회적 분열을 부른 이번 사건 처분을 놓고 “법률가의 직업적 양심에 따른 결론”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에 일말의 공정과 양심을 기대한 국민을 다시 한번 배신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검찰의 법리적 판단은 일단락됐으나 야당이 ‘김여사 특검법’ 관철 뜻을 재차 밝히면서 후폭풍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김 여사, 최 목사,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와 이명수 기자 등 5명을 전원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검토한 결과 수사팀 전원일치 의견으로 불기소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여사가 최 목사로부터 2022년 6~9월 받은 300만원 상당 디올백, 179만원 상당 샤넬 화장품, 40만원 상당 양주에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최 목사가 김 여사와의 우호적 관계 유지와 접견 기회 확보를 위해 선물을 건넸다는 결론이다.

검찰은 최 목사가 선물을 건넨 후 작성한 복기록에서 “개인적 관계 선물이지 뇌물이나 청탁 용도가 아니다”고 밝힌 점 등을 고려했다. 최 목사는 최근 “선물은 청탁 목적”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 관계자는 “주장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뒤바뀐 주장에 의지해 최 목사를 기소할 경우 공소유지가 불가능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선물의 직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윤 대통령의 청탁금지법상 신고 의무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 여사는 청탁금지법에 배우자 처벌 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무혐의 처분됐다. 윤 대통령 부부의 뇌물수수 혐의도 불기소 처분됐다. 검찰은 “김 여사는 공무원이 아니라 단독으로 뇌물수수죄 주체가 될 수 없고, 윤 대통령이 공모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했다. 검찰은 최 목사가 구체적 현안 해결을 위해 금품을 건넨 점이 인정되지 않아 ‘김 여사의 알선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 목사 측은 “검찰이 대통령 부부의 변호인 역할에 집중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서울의소리 측은 “즉각 항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김 여사 관련 수사를 더 이상 검찰에 맡길 수 없다”며 특검법 관철 뜻을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채상병 특검법과 지역화폐법 재의요구안을 이날 재가했다. 국회는 4일 본회의를 열고 이 법안들에 대해 재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재환 이강민 기자 j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