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실망했지만 그래도…” “부산도 야당 구청장 필요”
“윤석열이가 잘 한건 아인데, 이재명이가 이기면 나라가 혼란할끼고…”
28년째 부산 금정구의 서동미로시장에서 보리밥 식당을 운영하는 이미경(60)씨는 보름 앞으로 다가온 10·16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얘기를 꺼내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시장 입구에서 청과물을 파는 서동휘(63)씨도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 뻔질나게 오면 뭐하노. 시장도, 동네도 30년째 고대로”라며 “투표도 때리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했다.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가 정권 심판론의 바로미터로 주목받고 있다. 기초단체장을 뽑는 4곳의 선거 중 유일하게 영남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금정구는 2018년 지방선거를 제외하면 민주당 계열이 당선된 적 없는 보수 텃밭이다. 지난달 30일부터 1박 2일간 금정구민들을 만났다.
“윤석열 대통령한테 실망 마이 했지만, 이재명 대표가 더 나쁘다 아입니까.” 지난달 30일 퇴근 시간대 부산대역 앞에서 만난 홍선옥(59)씨는 “덜 나쁜 사람을 뽑을 수밖에 없는 선거”라며 이같이 말했다. 30년째 택시 운전을 하는 윤문수(65)씨는 “그래도 여당을 뽑겠지만, 부산서도 대통령 인기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6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부산·울산·경남의 윤 대통령 부정평가는 64%에 달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는 ‘로우키’ 전략이다. 윤 후보는 선거사무소 외벽에 여권 거물급 정치인과 찍은 사진을 걸지 않았다. 그는 “구의원과 시의원을 거치면서 쌓아온 전문성과 성실함으로 승부를 겨룰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지 민주당 후보의 제1 공약은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다. 2017년 침례병원이 문 닫은 뒤 금정구에는 대형 종합병원이 없다. 김 후보는 “윤 대통령과 박형준 부산시장도 침례병원 재개원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 “10·16 재보궐, 정권에 민심의 무서움을 일깨워 줄 절호의 기회”라며 “지역 연고자를 모조리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4~25일에 이어 3일에도 부산을 찾는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지난달에만 7차례 부산을 찾아 류제성 후보를 도왔다. 야권 단일화는 선거 막판의 변수다. 조 대표는 1일 MBC 라디오에서 “후보 토론회 후 합의된 방식으로 단일화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2일 “논의는 없었다”고 반응했다. 부곡동에 거주하는 김태기(57)씨는 “부산에도 야당 구청장 한명은 있어야 한다”며 “단일화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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