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축구협회, 시정 않으면 추가 조치 검토"…축구협회 "잘못 없다" 반박
(엑스포츠뉴스 정부서울청사, 조은혜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의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여러 차례 내부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감독 선임을 무효화할 수는 없고, 당장의 제재가 있지는 않겠으나 축구협회의 시정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체부는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의 국가대표 감독 선임 관련 감사에 대한 중간 브리핑을 가졌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면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적으로 감독 후보를 추천하고, 면접 과정이 불투명, 불공정하게 이뤄지는 등 제대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답변서를 통해 감사 결과 지적 사항에 대해 일부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었으나 문체부는 "축구협회의 의견은 감사 과정에서 이미 검토된 내용이거나, 축구협회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타당한 근거나 객관적인 증거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축구협회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이날 브리핑을 진행한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홍명보 감독의 선임 절차가 법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냐는 질문에 "홍명보 감독 선임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발견되었지만 절차적 하자 있다고 해서 홍명보 감독과의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최 감사관은 홍 감독의 거취에 대해서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발생했고,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크다"면서도 "우리가 특정한 방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축구협회는 독립성이 존중받아야 하는 전문적인 분야다. 협회에서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 여론과 상식, 공정이라는 관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 결과 규정을 위반한 책임자에게는 상응하는 조치가 있을 예정이다. 다만 감독 선임 관련자들이 그 문제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감사에도 관련된 부분들이 많다. 10월 말 감사 결과를 공개할 때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처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이후 축구협회에 대한 시정방안 마련 요구 통보에 대해 "국가대표 선임 과정에 절차상 위반이 있고 시정의 필요성이 있지만, 축구협회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할 필요성이 있는 영역이기에 문체부가 구체적인 조치를 정하여 요구하는 것보다 축구협회가 스스로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시정할 것인지, 그대로 둘 것인지 결정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는것이 아니고 문제점을 해소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합리적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통상 문체부가 통보하는 경우, 피감기관은 개선조치를 마련하여 문체부에 보고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만약 축구협회가 이를 시정하지 않는 경우, 문체부는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를 전해들은 축구협회 생각은 달랐다.
축구협회는 "문체부는 감독추천권한이 없는 (이임생)기술총괄이사가 감독의 결정을 추진했다고 하는데, 이는 기술총괄이사가 전력강화위원회가 행하는 추천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전력강화위의 업무가 마무리된 가운데 기술총괄이사가 추천된 후보와 면담 및 협상을 진행한 것"이리고 했다.
이어 지난달 24일 국회 문광위 질의응답, 그리고 이번 문체부 감사 브리핑에서도 정식 회의로 인정된 지난 6월 30일 전력강화위 11차 회의에 대해서도 정식 회의가 아니라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축구협회는 "임시 온라인 회의는 전력강화위원회의 정식 회차 회의가 아니고, 상황을 공유하는 회의였다"며 "앞서 제10차 전강위를 통해 위원들이 위원장에게 이미 감독 추천 업무 전권을 위임한 점을 고려하면 이 회의는 위임행위를 진행할 수 있는 성격의 회의로 보기 어렵다"고 부정했다.
논란이 된 홍 감독 '빵집 심야 면접'을 두고 면접 방식 등에서 불투명, 불공정이 이뤄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외국인 감독 후보 2인에 이어 마지막으로 진행한 1순위 홍명보 감독과의 면담 및 협상의 경우 기술총괄이사가 자택 근처에서, 4~5시간을 기다린 것은 외국 감독들을 만날 때도 협회에서 4명이나 되는 인원이 수일간 출장비용과 시간을 들이는 노력 속에 그들의 일정에 맞춰 그들이 머물고 있는 유럽의 도시로 찾아가 만남을 성사하는 것과 비교할 때 만남의 방식은 다를 수 있으며 따라서 특혜라고 부를 수 없다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먼저 면담을 실시한 2명의 외국 후보들은 현재 맡은 팀이 없는 무직"이라면서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으려면 소속 구단과 계약을 중도해지하는 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제안 방식 역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불공정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협회 규정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과 협회가 이사회 승인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은 부분 등 미비한 점들은 앞으로 보완해서 실무 운영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며 "또한 문체부가 우려를 표해주신 부분들을 협회는 적극 고려하고 반영하여 추후 관련 규정의 세칙을 신규 제정하거나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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