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높아지자 IPO·매각 속도…조 단위 뷰티 ‘대어’ 평가받기도
매출 1000억원 이상 메가 브랜드로 몸값이 높아지자 기업공개(IPO)나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는 곳도 적잖다.
상장을 추진하는 곳으로는 달바글로벌, 비나우 등이, 공개 매각을 추진하는 곳으로는 크레이버, 서린컴퍼니가 눈에 띈다.
이 중 ‘달바(d’Alba)’로 유명한 달바글로벌(옛 비모뉴먼트)의 IPO 행보가 가장 빠른 편. IB업계에 따르면 달바글로벌은 올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하반기 중 예비상장심사청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달바글로벌 실적 상승이 순조롭다면 1조원 가까이 몸값을 기록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달바글로벌은 2022년 매출액 1452억원, 지난해에는 20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는 매출 3000억원, 영업이익 700억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상반기에 매출 14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을 넘겼는데 하반기에도 수출 주문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생산, 물류 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성장세가 뚜렷한 데다 동일 업종 상장사 PER 20~25배로 감안할 경우 기업가치 혹은 상장 시 시가총액은 1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비나우는 올해 상반기 주주 소수 지분 매각 과정에서 4000억원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기에 증시 입성 시 더 높은 시가총액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다만 상장 시기는 2026년 상반기 정도로 두고 있어 시간 여유는 좀 있는 편이다.
공개 매각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 ‘라운드랩’ 브랜드를 보유한 서린컴퍼니다. 2017년 설립된 서린컴퍼니는 라운드랩의 ‘1025 독도’ 제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끄는 데 성공했다. 2019년 올리브영 입점과 함께 외형이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군 납품 업체로 선정되면서 판매 채널도 다변화됐다. 서린컴퍼니 매출액 역시 2020년 364억원에서 지난해 1156억원으로 급상승했다. 칼립스캐피탈과 메리츠증권이 지난해 7월 서린컴퍼니를 인수한 이유다. 이후 두 회사는 1년 만에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최근 매각에 나선 상태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희망 거래가는 약 8000억원으로 전해진다.
‘토리든’ ‘아비브’ 눈길
K뷰티 시장에서 이런 상승세를 이어갈 메가 브랜드가 또 나올까.
매경이코노미가 화장품 OEM·ODM 기업 관계자를 비롯해 뷰티 관련 연구원과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차세대 유망주 브랜드를 조사해봤다. ▲크레이버코퍼레이션(스킨1004 운영)을 비롯해 ▲토리든(토리든) ▲포컴퍼니(아비브) ▲스킨이데아(메디필) ▲메디테라피(메디테라피) ▲랩앤컴퍼니(스킨앤랩) ▲뷰티셀렉션(바이오던스) ▲마뗑킴(마지두마뗑) ▲정샘물뷰티(정샘물뷰티) 등이 꼽혔다.
특히 ‘스킨1004’를 운영하는 크레이버는 올해엔 화장품만으로도 매출액 1000억원 돌파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크레이버 매출액은 955억원. 이 중 스킨천사, 이데넬 등 화장품 비중이 70%였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는데 스킨천사 기여도가 약 80%에 달한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크레이버의 올해 성장세가 상당히 가파르다”며 “스킨1004 단일 브랜드만으로도 매출액 1000억원을 무난히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600억~700억원대 회사도 줄을 서 있다.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씨가 만든 뷰티 브랜드 ‘정샘물뷰티’는 3년 전부터 해외 수출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매출액 707억원(전년 465억원), 영업이익 152억원(전년 88억원)을 기록했다. 높은 이익률을 바탕으로 정샘물 씨가 직접 해외 세일즈를 진두지휘하면서 올해는 무난히 ‘1000억 클럽’에 합류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역시 급성장 중인 스킨이데아(메디필)도 지난해 74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만큼 조만간 매출 1000억원 돌파가 점쳐지는 브랜드다. 두피케어 브랜드 ‘닥터포헤어’, 헤어케어 브랜드 ‘어노브’를 운영해 지난해 기준 연간 74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와이어트 역시 메가 브랜드 후보군 중 하나다.
‘올리브영 모범생’ 토리든, 아비브(포컴퍼니)도 올해 무난히 매출액 1000억원을 넘길 공산이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토리든은 올해 ‘올영 세일’ 기간(5월 말~6월 초) 동안 매일 하루 매출 10억원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인 바 있다. 올리브영에서 2017년 ‘클린 뷰티(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한 화장품 브랜드)’ 캠페인 때 발굴한 브랜드 ‘아비브’ 역시 ‘껌딱지 시트 마스크 어성초 스티커’로 인기를 끈 이후 패드, 스킨케어(토너, 에센스, 크림), 클렌저, 선케어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하면서 매년 20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의료기기 브랜드 유명세에 힘입어 화장품 브랜드 특수를 누리며 천억 클럽 합류를 눈앞에 둔 곳도 있다. 파마리서치의 ‘리쥬란코스메틱’이다. 리쥬란 화장품 사업부는 올해 2분기에만 수출 화장품 사업부 매출 120억원, 내수 매출 79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면 올해 화장품만으로 매출 1000억원 돌파가 가능해 보인다는 전언이다.
한편 해외 소셜미디어를 보면 차기 메가 브랜드를 예상해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해당 브랜드 콘텐츠가 특히 외국인 폴로어 수 증가, 높은 도달률로 이어질 경우 결국 매출로 연결된다는 논리다.
박은정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특히 미국 틱톡에서 많이 회자되는 바이오던스가 기대를 모은다”고 분석했다. 바이오던스는 뷰티셀렉션의 주력 화장품 브랜드로 ‘바이오 콜라겐 리얼 딥 마스크’가 최근 아마존닷컴 글로벌 순위 2위에 올랐다. 뷰티셀렉션 관계자는 “올해 들어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에서 매월 평균 전년 동월 대비 10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소개했다.
패션 회사가 M&A 후 뷰티 시장으로 전장을 넓히는 사례도 있다. 대명화학 계열 하고하우스는 디자이너 브랜드로 유명한 ‘마뗑킴’에 투자했다. 이후 마뗑킴은 2년여 만에 10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여세를 몰아 마뗑킴은 지난해 ‘마지두마뗑’이라는 뷰티 브랜드를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인기 패션 브랜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뷰티 시장에서도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과 기업(이하 가나다순) 공준식 글로우데이즈 대표, 박은정 하나증권 애널리스트,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성기훈 씨앤씨인터내셔널 경영기획본부장, 소성현 한국피부과학연구원 부사장, 에이피알, 코스맥스, 한국콜마
[박수호·정다운·조동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7호 (2024.09.25~2024.10.0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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