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WC 악몽 재현' 올해도 무너진 '에이스' 곽빈, 두산에 위기가 찾아왔다 [WC1]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지만, 또 기대 이하의 투구를 선보였다. 두산 베어스의 국내 선발 에이스 곽빈의 이야기다.
곽빈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1이닝 5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곽빈은 2022시즌 후반기를 기점으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으며, 지난해에는 데뷔 첫 10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에는 30경기에 등판해 167⅔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4.24의 성적을 남기면서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다승왕을 차지했다.
그런 곽빈에게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었다. 단기전에서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곽빈은 와일드카드 결정전(2021년 키움 히어로즈, 2023년 NC 다이노스)에서 선발 등판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21년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는 4⅔이닝 2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는 3⅔이닝 4피안타(2피홈런) 3사사구 4탈삼진 5실점으로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곽빈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팀은 9-14로 패배했고, 그렇게 한 경기 만에 두산의 가을야구가 막을 내렸다.
지난해의 기억이 생생한 곽빈은 지난달 30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대비 훈련 당시 취재진을 만나 "그냥 점수를 안 주는 게 먼저다. 물론 많은 이닝도 좋겠지만 가을야구는 단판 승부, 토너먼트다. 그래서 점수 안 주는 게 먼저"라며 "많은 이닝은 사실 몇 점을 주더라도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매 경기가 소중해서 빨리 내리면 어쩔 수 없다. 결과는 모른다. 그때의 내게 맡기려고 한다. 나 하나 믿고 해보자는 생각"이라고 반전을 다짐했다.
사령탑도 신뢰를 드러냈다. 이날 경기 전 이승엽 두산 감독은 "단기전이기 때문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도 봐야 한다. (곽)빈이를 최대한 길게 끌고 가면 좋겠지만, 분위기나 몸 상태나 컨디션에 문제가 생기면 빠른 투수 교체 타이밍도 고민하겠지만, 그건 최악의 경우"라면서 "(곽)빈이가 5~6이닝을 던지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러면서 순서대로 (이)영하, (홍)건희, (김)강률, (이)병헌, (김)택연까지 가는 게 베스트다. 빈이가 시즌 때 좋은 피칭을 해줬던 모습 그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옆에서 잘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두산의 계획이 완전히 꼬였다. 곽빈은 경기 개시와 함께 김민혁의 볼넷, 멜 로하스 주니어의 안타로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고, 무사 1·2루에서 장성우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여기에 강백호, 오재일에게도 1타점 적시타를 내주면서 곽빈의 실점이 크게 불어났다.
곽빈은 오윤석의 희생번트 때 타자주자 오윤석을 1루에서 잡으면서 힘겹게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1사 2·3루에서 후속타자 황재균에게 삼진을 이끌어내면서 2사를 만들었지만, 배정대의 1타점 적시타 때 또 실점했다. 그나마 2루주자 오재일이 홈에서 태그 아웃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1회초에만 4실점한 두산은 1회초가 끝나기도 전에 조던 발라조빅을 불펜에서 대기시켰고, 곽빈이 2회초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곧바로 발라조빅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그렇게 곽빈은 개인 통산 세 번째 와일드카드 결정전 선발 등판을 마무리했다.
이후 두산은 발라조빅을 5회초까지 끌고 갔다. 발라조빅은 4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뒤이어 올라온 이교훈(⅓이닝), 이영하(⅔이닝), 김강률(1이닝), 이병헌(⅓이닝), 최원준(⅔이닝), 홍건희(1이닝)도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면서 추격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반전은 없었다. 타선이 경기 후반에도 침묵으로 일관했고, 9회말 2사 2·3루의 기회에서도 무득점에 그쳤다. 결국 두산의 4점 차 패배로 경기가 종료됐다.
두산은 2차전에서도 패배할 경우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4위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하는 사례로 남게 된다. 에이스를 선발로 기용하고도 1차전에서 웃지 못한 두산이 2차전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지 지켜볼 일이다. 좌완 영건 최승용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웨스 벤자민과 선발 맞대결을 갖는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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