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왕 에이스가 무너졌다…두산 곽빈, 1이닝 4실점 조기 강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에이스 곽빈(25)이 가을 야구와의 악연을 끊지 못했다.
곽빈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1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4실점 한 뒤 조기 강판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56㎞까지 나왔는데 제구가 안 되니 무용지물이었다. 투구 수 36개 중 스트라이크가 21개, 볼이 15개였다.
곽빈은 올해 정규시즌 30경기에서 15승 9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해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특히 전체 승수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5승(평균자책점 1.51)을 KT전에서 올렸을 정도로 '천적'이었다. 이강철 KT 감독도 경기 전 "곽빈이 우리 팀을 상대로 유독 강했다. 곽빈이 나오는 날 공격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곤 했다"고 경계했다.
다만 곽빈은 가을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18이닝을 던져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6.00으로 부진했다. 여섯 번째 등판이던 이날 개인 포스트시즌 첫 승을 노렸지만, 이번에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곽빈은 1회 선두 타자 김민혁에게 볼넷을 내준 뒤 다음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순식간에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이어 장성우의 선제 좌전 적시타와 강백호의 우전 적시타, 오재일의 우전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연속 3실점 했다.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오윤석이 희생번트를 대면서 비로소 이날의 첫 아웃카운트가 올라갔을 정도다.
곽빈은 1사 2·3루에서 황재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전열을 재정비하는 듯했다. 그러나 2사 후 배정대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줘 네 번째 실점했고, 이때 홈으로 뛰어들던 2루 주자 오재일을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면서 기나긴 1회가 끝났다.
두산 벤치는 곽빈을 2회에도 마운드에 올려 분위기를 바꿀 기회를 주려고 했지만, 다시 KT 선두 타자 심우준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끝내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이 2회 무사 1루에서 마운드를 이어받았고, 곽빈은 고개를 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전 "곽빈이 5~6이닝을 던지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다. 올해 KT전에서 강했던 그 모습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최대한 오래 던지면 좋겠지만, 경기 분위기나 선수의 컨디션에 따라 빠르게 교체할 수도 있다"고 했다.
곽빈이 1회부터 흔들리면서 두산이 그리던 '베스트 시나리오'는 시작부터 어그러졌다. 결국 발라조빅이 사실상의 선발 투수 역할을 하게 됐다. 두산은 4회까지 0-4로 끌려가고 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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