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축구협회, 홍명보 감독 선임하며 절차 안 지켜"

박시인 2024. 10. 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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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감사 중간발표, 클린스만 임명 때도 절차 누락... 선임 무효화는 어려울 듯

[박시인 기자]

 홍명보 대한민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9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 4차전에 나설 대표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위르겐 클린스만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내부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 드러났다.

문체부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감사 중간발표를 하며 이같이 전했다.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축구협회에 대한 감독 부처로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불공정 논란과 관련해 그간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7월 29일부터 감사를 진행해왔다"라며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면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적으로 감독 후보를 추천하고 면접 과정이 불투명·불공정하게 이뤄지는 등 제대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전력강화위원회의 구성원이 아닌 축구협회 기술본부를 총괄하는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추천 권한이 없음에도 회장과 상근부회장으로부터 감독 선임 후속 절차 진행을 위임받았다는 이유로 감독 후보자 3명에 대한 대면 면접을 진행한 후 추천 우선순위를 결정·보고했다"고 덧붙였다.

최 감사관은 "7월 5일 이임생 이사와 홍명보 감독의 면접은 사전 인터뷰 질문지와 참관인 없이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진행했다. 여기에 면접 진행 중 감독직을 제안·요청하는 등 다른 감독 후보자의 대면 면접 상황과 달랐다"라며 "당시 정해성 위원장(전략강화위원회)이 사임 의사를 표명하기 전인 6월 27일 감독 후보자 3명에 대한 추천 우선순위를 회장에게 보고했는데, 당시 정해성 위원장은 홍명보 감독과는 어떠한 면접도 진행하지 않은 채 1순위로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또한 "축구협회는 정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해당 역할을 이임상 이사에게 맡긴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감사 과정에서 정 위원장은 협회에 이 같은 요청을 한 사실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문체부는 지난 2023년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서도 오류를 지적했다.

최 감사관은 "당시 전력강화위가 구성되기 전에 감독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고 에이전트를 선임해 후보자 20여 명을 접촉하는 등 처음부터 전력강화위원들을 배제한 채 선임 절차를 추진했다"면서 "최종 감독 후보자 2명에 대한 2차 면접을 전력강화위원장이 아닌 정몽규 회장이 직접 진행했으며 이사회 선임 절차도 누락했다"고 말했다.

문체부 측은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를 법적으로 무효화할 수 있냐는 질문에 "절차적 하자가 발견됐지만 홍명보 감독과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감독 부처로서 문체부가 고발하기는 어렵다. 축구협회의 독립성이 존중받아야 한다. 협회에서 자체적으로 검토해 국민의 여론, 상식과 공정이라는 관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가 특정한 방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축구협회는 지난 2월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무려 5개월 동안 임시 감독 체제로 대표팀을 운영했다. 이름값 있는 외국인 감독들이 후보군에 올랐지만 협상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축구협회은 최종적으로 홍 감독을 선임했다.

당시 울산을 지휘하던 홍 감독은 대표팀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될 때마다 거절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마음을 바꾸고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되자 거센 후폭풍이 일었다. 일각에선 정당한 절차와 과정을 지키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이에 문체부는 지난 7월 홍명보 감독 선임과 관련해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달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축구협회의 홍명보 감독 선임 불공정성과 관련해 현안 질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회의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홍명보 감독,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 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축구협회는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담당하는 정해성 전략강화위원회 위원장이 10차 회의를 끝으로 사임하자 이임생 이사에게 절차를 위임했다.

이 이사는 10차 회의에서 추려진 홍명보-다비드 바그너-거스 포옛 후보의 면접을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홍 감독을 선임했다. 이후 이사회 의결까지 정당하게 받았다는 게 축구협회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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