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운명의 11월…'벌금 100만원, 금고형' 확정땐 대선 불가

양수민 2024. 10. 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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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1심 결심 공판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두 건의 선고가 오는 11월 중순부터 열흘 새 연달아 열린다. 내달 15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가, 그 열흘 뒤 25일에는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재판부 판단이 나온다.

검찰은 두 사건 모두 대법원 양형기준상 최고형인 징역 2년과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만약 두 재판 중 하나라도 벌금 100만원 이상(선거법) 또는 금고형 이상(위증교사)의 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즉시 의원직을 상실한다. 이후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2027년 대선 역시 출마할 수 없다. 두 사건 모두 구조가 단순한데다, 위증교사 재판의 경우 함께 기소된 위증 혐의 피고인의 자백이 확보돼 재판이 지연되더라도 차기 대선 전에 확정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게 법조계 전망이다.


李 “김문기 몰랐다”…선거법 위반 쟁점은


김경진 기자
내달 15일 선고되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이 대표의 대선 당시 발언들이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 등에서 대장동 개발 실무자인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말하고, 같은 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가 협박해 백현동 부지 용도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허위인 점을 알고도 이같은 발언을 했고(‘허위의 인식’), 대권 도전이라는 야심을 실현하기 위해 의도적‧적극적·반복적으로 허위 발언을 이어갔다(‘당선 목적의 고의성’)고 본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1월 김 처장과 9박 11일간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다녀왔고, 출장 직후 김 처장이 대장동 사업을 총괄하게 됐으며, “이재명씨가 아버지를 모를리 없다”는 김 처장 아들의 증언이 그 근거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제기된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열린 선거법 결심 공판에서 그는 “(김 처장을) ‘몰랐다’는 말이 만나거나 접촉한 사실이 없단 건 아니다”고 항변했다. 백현동 발언에 대해서는 “(국정감사에서) 말이 좀 꼬였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징역 2년을 구형하며 이 대표가 과거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전과가 있으며, 수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유도하려 한 정황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15년 성남시장 당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함께 찍은 사진. 사진 이기인 국민의힘 성남시의원 제공


‘위증’ 종용했나…검찰, 법정 최고형 구형


11월 25일 선고가 예정된 위증교사 사건도 이 대표가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12월 자신의 공직선거법 재판의 핵심 증인인 김진성씨에게 위증을 교사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앞서 이 대표는 변호사이던 2002년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2004년 벌금 150만원을 확정 받았는데,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토론회에서 검사 사칭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자 “누명을 썼다”고 발언해 같은 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씨에게 2019년 2월 열린 선거법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위증해달라고 요청했고, 모범 답안에 가까운 답변 자료를 텔레그램으로 전달하는 등 주도면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고 본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결심 공판에서 양형기준상 최고형인 징역 3년을 구형하며 “이 대표가 매우 계획적이고 집요한 방법으로 위증을 교사했다”고 말했다.

반면에 이 대표는 “김씨에게 ‘있는 대로 얘기해달라’고 12번이나 말한 내용은 검찰이 다 빼고 짜깁기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위증교사를 받은 김씨의 진술과 녹음파일 등 다수 정황 증거를 확보한 상태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도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그동안 이 대표 사건과 비슷한 위증교사범들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해왔다. 박주원 전 안산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사기 사건 항소심 증인들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위증 교사로 재판 결과를 왜곡했다면 보다 중하게 처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4년 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무죄 판결을 언급하면서 “위증이 아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사건 외에도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의혹’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2건의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네 가지 별개 사건을 함께 병합해 기소된 일명 대장동 등 재판은 지난달 위례신도시에 대한 심리를 마무리하고, 오는 8일 본안 성격인 대장동 심리를 시작할 예정이다. 수원지법에서 진행 중인 이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아직 공판준비기일 진행 단계라 본격적인 변론을 한 뒤 1심 선고가 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양수민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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