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지지율 동반 추락에 "이러다 다 죽는다"…'김건희 사과' 두고 이견도 표출
측근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악화일로였던 ‘윤ㆍ한 갈등’이 여권 공멸 위기 속에 휴전 기류다. 당정 지지율 동반 추락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3~27일 조사해 30일 발표한 ARS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4.5%포인트 떨어진 25.8% 나타나 이 조사 기준으로 취임 후 최저치였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5.3%포인트 내린 29.9%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였다. (※전국 만 18세 이상 2507명 대상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리얼미터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2주 만에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며 “여당 지도부와의 빈손 회동, 친한-친윤 계파 대리전 등 국정 난맥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공천개입 의혹 등 ‘김건희 여사 리스크’까지 겹치며 보수층 등 핵심 지지층이 흔들린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27일 발표된 전화면접 방식의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23%, 국민의힘은 31%였다.
영남 중진 의원은 “20%대의 윤 대통령 지지율이 의미하는 건 전통적인 지지 기반이 무너졌다는 것”이라며 “악화일로인 당정갈등과 김건희 여사 관련 리스크 해소 없이는 극적 반등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정 지지율이 동반 추락하자 윤한 갈등은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계파 갈등이 여권 공멸 위기를 키우고 있다는 내부 반발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의 ‘친한과 친윤 전쟁’이란 표현은) 과장”이라며 “전쟁이란 표현을 그렇게 함부로 갖다 쓸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추경호 원내대표의 반발을 부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의 유튜브 발언에 대해선 “(다른 패널의 추 원내대표 비판 발언에) 신 부총장이 추임새를 넣은 것”이라며 “추 원내대표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굉장히 열심히 한 대표를 띄워주고 보호하는 행동을 보여주신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 원내대표는 신 부총장 관련 논란을 언급하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여권 수뇌부가 ‘이대로 가다간 다 죽는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김건희 여사 관련 악재가 쌓이면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만간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검찰 처분이 예정된 데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큰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도 10월 중 예고돼 있다. 김 여사와 관련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천 개입 의혹도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0월 국정감사를 ‘김건희 국감’으로 치르겠다며 벼르고 있다.
이날도 국민의힘에선 김 여사의 사과 필요성을 두고 친한계와 친윤계의 이견이 표출됐다. 윤상현 의원은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가 완료가 안 됐고, 섣불리 사과할 타이밍이 아니다”라며 “사과 한마디 하면 야당은 국감에서 ‘잘못을 시인했다’며 다음 단계로 또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한계는 “(김 여사 리스크는) 사과라든가, 어떠한 매듭이 없으면 계속 끌려가게 될 것이다. 굉장히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김종혁 최고위원)며 김 여사의 사과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난 한 대표는 “(김 여사 사과에 대해) 저는 일관된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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