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지역 세 번이나 찾아간 김정은…'애민 지도자'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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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민 아픔 가셔야…최급선무"
3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전날 조용원·이일환 당 비서,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과 함께 평안북도 홍수 피해 지역의 복구 건설 사업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수재민들의 아픔을 하루빨리 가셔주고 피해지역의 생산 및 생활 질서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문제는 현시기 우리 당과 정부 앞에 나서는 최급선무적인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해 복구 사업은 단순히 자연재해의 후과를 가시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당의 원대한 지방 발전 강령을 실현하는 중차대한 공정"이라며 "건설물의 질을 철저히 보장하는데 언제나 첫째가는 힘을 넣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김정은은 복구 작업에 투입된 인력들을 치켜세웠다. 그는 "군인건설자들과 피해복구 전구에 탄원지출한 청년돌격대원들은 우리 당이 하늘처럼 떠받드는 위대한 인민을 위한 영예로운 투쟁의 앞장에 선 전위투사들"이라며 이들의 생활조건 보장을 위해 중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이 수해 지역을 방문한 건 지난 7월 28일, 8월 8∼9일에 이어 세 번째다. 김정은은 압록강 범람 직후인 7월 28일 평북 신의주시와 의주군에서 구명보트를 직접 타고 침수 현장을 돌아보며 주민 구조를 지휘했다. 이어 7월 29~30일에는 현지에서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열고 수해 책임을 물어 간부들을 교체했다. 이어 지난 8월 8~9일엔 평안북도 의주군을 찾아 수재민 1만 5400여명을 평양으로 이주시켜 머물도록 했다.
"쌍십절 앞두고 민심 관리"
북한에선 기반 시설과 물자가 부족한 데다 경제난까지 겹치면서 수해 피해 복구가 더딘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이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연일 애민 지도자 이미지 부각에 힘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월 8~9일 김정은이 평안북도 의주군을 찾았을 당시에는 노동신문이 관련 사진을 44장이나 실으며 그가 이재민이 머무는 천막에 들어가 아이를 안아주고 우는 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장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와 관련,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은이)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 수해 복구 상황을 챙기는 것은 좀 이례적"이라며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쌍십절)을 앞두고 수해 복구 조기 완료를 독려하면서 민심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쿠바 대통령에 "관계 발전 큰 관심"
다른 한편 김정은은 전통적 우방과 관계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쿠바 대통령실 홈페이지와 SNS 등에 따르면 한수철 쿠바 주재 북한대사는 지난 27일 아바나에서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을 예방했다. 쿠바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수철은 면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쿠바와의 역사적 관계 발전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며 "'양국 관계는 북한 주민 자부심의 원천이자 소중한 유산'이라고 (김정은이)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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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러시아, 책임감 가지라"
한편 북한은 러시아와도 불법 군사협력을 주축으로 한 공생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김정은이 추구하는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 획득에 힘을 실어주려는 듯한 행보도 보이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7일 외무부 웹사이트를 통한 질의응답에서 "북한에 적용되는 '비핵화'라는 용어 자체가 모든 의미를 잃었다. 우리에게 이것은 종결된 문제"라고 주장하며 북한 비핵화 불가론에 동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외교부는 이날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반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러시아 외교장관의 언급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창설 주도국의 일원으로서 러시아 책임과 의무를 스스로 저버린 매우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러시아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국제 비확산체제 창설 주도국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처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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