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게 터져” 난리 난 청소업체 폭로글 “집 청소만 맡겼는데…”[권준영의 집이슈]
“뭔 고가도 아니고 부분 환불 해줬으면 적당히” vs “남의 물건 함부로 버린 건 업체인데?”
“누가 봐도 쓰레기로 보이니까 버렸을 것” vs “귀중품 아니면 버려도 되는 쓰레기냐?”
한 네티즌 A씨가 국내 유명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이 가능한 청소업체에 집 청소를 맡겼다가 자신이 사용하는 물건을 업체 측이 버렸다고 폭로한 글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A씨는 청소업체 측이 처리한 자신의 물건에 대해 비싼 귀중품은 아니지만, 소비자의 의사를 묻고 처분하는 게 맞지 않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30일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집 청소만 맡겼는데 멀쩡한 물건 20여개 버리고 자기네 잘못 아니라는 청소업체"라는 제하의 글이 지난 28일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은 올라온 지 이틀도 채 지나지 않은 이날 12시 기준, 6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톡커들의 선택 랭킹' 카테고리에 배치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한 청소업체와 계약을 했다는 네티즌 A씨는 "계속 고민하다가 업체가 적반하장식으로 나오고 말하는 것도 괘씸해서 저 같은 피해자도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 써본다"며 "단순히 널리 알리는 게 목적이라 그냥 많이 봐 주시면 감사하겠다. 여기 말고도 여러 군데 썼고 업체에도 알린 상태라 봤을지도 모르겠다. 청소도 안 된 곳이 있어서 제가 하기도 했다. 환불이나 보상을 받은 적은 없다. 저는 물건을 원하지 보상을 바라는 게 아니다. 조만간 소비자보호원 법률 쪽으로 문의해 볼 계획"이라고 운을 뗐다.
A씨는 "얼마 전 이사를 앞두고 청소를 맡겼다. (현재의 집에) 7년 넘게 산 상태에 여러 사람이 거쳐 가기도 했고 제가 집안일에 신경 쓰는 스타일도 아니어서 더럽긴 했지만 이 업체가 청소했을 당시엔 저도 청소를 최대한 많이 했던 상태였다. 다른 업체도 다녀갔을 때라 처음 견적 받았을 때 보다 훨씬 깨끗해진 상태였다"면서 "솔직히 혼자서도 가능하면 가능했고 사생활도 신경 쓰였지만 시간이 부족해 ◇◇◇(포털명)에 치면 바로 나오는 믿을만한 전문 업체에 그냥 맡기기로 했었다. 사실 용기내서 신청한 것도 있었다. 추가 비용까지 총 40만원이 들었고 다른 업체도 쓸 거여서 오직 청소'만'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업체가 임의로 폐기물 처리를 하면서 쓰던 물건 약 20여개가 없어졌다. 없어진 물건들은 고무장갑, 담금주 통 2개, 마시멜로, 반찬통 뚜껑들, 비누 케이스, 수세미, 종량제봉투 등 봉지들, 치약, 칫솔 여러 개, 칫솔 케이스, 페브리즈 이 정도였다"며 "물론 고가의 물건들도 아니고 사소한 물건들이지만 엄연히 생활에 필요한 그리고 한창 쓰던 물건들인데 묻지도 않고 맘대로 처리를 한 것이다. 그냥 청소에 거슬리는 건 죄다 가져갔던 것 같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처음엔 없어진 물건 중에 청소 용품이 많아 쓰려고 가져갔나 의심도 했었다. 찾아보니 놀랍게도 그런 업체가 간혹 있기도 하다고 한다. 제 입장에선 충분히 의심할 만 했다고 생각한다. 그건 업체도 인정했다"며 "사전에 분명 청소만 신청해서 다른 건 건드리지 않는다고 하기도 했고 청소 당일에 통화했을 때도 '하부장 정리' 어쩌고 하면서 추가비용도 요구하는 것 같길래 그 정도는 제가 보면서 버릴 수 있는 수준이라 분명히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 결국 다른 하부장을 건드렸더라. 왜 어떤 건 묻고 어떤 건 안 묻고 멋대로 처리를 하는지…심지어 쓰던 고무장갑 같은 경우는 자기네 건 줄 알고 가져갔다고 하고…다행히 물건들을 아직 보관 중이라고 해서 돌려받긴 했었는데 오염이 돼 있고 냄새도 나서 일부 버릴 수밖에 없었다. 먹던 마시멜로도 다 녹아서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됐었다"고 폭로했다.
A씨는 "근데 당연히 있을 줄 알았던 물건 하나가 이사 전에도 후에도 전혀 보이지 않아 이번에 다시 문의했더니 갑자기 '자기네 잘못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기분 나쁘게 말을 하더라. 물건 돌려받았을 때부터 계속 찾아 봤고 비포장이사로 했기 때문에 이 업체가 없앤 건 정말 100% 확실하다"며 "애초에 화장실 물건을 따로 포장해 뒀었기 때문에 딱 그것만 없어질 수도 없다. 시간이 좀 지나긴 했지만 멀쩡하게 잘 있던 물건을 묻지도 않고 버렸으면 마지막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거 아닐까"라고 강한 의구심을 품었다.또 그는 "하는 말과 다르게 제대로 보지도 않고 버린 거면서 그냥 자기들 편하고 책임 전가하려는 듯이 누가 봐도 쓰레기였다고 하는데…페브리즈랑 수세미 사진만 봐도 아시겠지만 전혀 아니었다. 페브리즈도 반 이상 남아 있었고 수세미도 사용한지 얼마 안 돼서 멀쩡했고 종량제봉투 같은 경우도 가전제품 등 당근 나눔할 때 같이 줄 정도로 멀쩡했다. 그냥 집에서 편하게 사용하던 물건들 생활용품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쓰레기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런 진짜 쓰레기는 묻고 버려도 된다. 근데 물건 주인인 제가 쓰던 물건들이라지 않나. 아무리 쓰레기라도 남의 집에 있으면 묻고 버리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사람마다 기준이 다른데 자기네가 보기에 쓰레기라고 청소만 맡은 업체가 고객 물건들을 임의로 버려도 되는 걸까"라며 "이 업체 말 대로면 남의 물건은 모두 쓰레기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아 설거지도 해준 줄 알고 감사하다 했었는데 알고 보니 그냥 올려놓거나 가져갔더라. 그릇이랑 수저 쓰려고 봤다가 놀랐던…"이라고 청소업체를 비판했다.
끝으로 A씨는 "아무튼 여러분이 보시기엔 이게 정말 업체 잘못이 아닌 것 같은지 궁금하다. 갑자기 자기네 잘못이 아니라 없어진 물건에 대해 보상을 안 해 주겠다고 하는데 이게 맞는 건지…'업무 방해다' 어쩌고 하는데 제 입장에선 정말 기분 나쁘고…"라면서 "없어진 게 한두 개가 아니라 몇 번 격해졌을 때도 있는데 업체가 일을 제대로 처리했으면 그런 일도 없었을 것 같다"고 뼈 있는 말을 덧붙였다.해당 게시물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극혐(극도로 혐오)…어쩌다 업체는 저런 사람을 만났을까; 청소업체 여러 번 시켜봤지만 진짜 어지간한 건 버리지 않던데…누가 봐도 쓰레기로 보이니까 버렸을 거 아냐…좀 정리하고 살아요; 집 상태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던데 쓰레기 같은 거 끌어안고 살면서 대단하게 비싸지도 않은 물건들로 사람 겁나 괴롭히네", "쓰레기로 보일 정도로 낡았나보죠. 버리면서 말 안 한 건 업체 실수이기도 하지만, 쓰니(글쓴이)도 이제 그만 해요", "귀중품이 없어진 것도 아니고…일반 집을 저 정도 금액을 주고 청소할 정도면 입주 청소보다 더 힘들고 손 간다는 거네…", "자기가 더러워서 청소 맡겨놓고 '이래라 저래라' 하고 싶었으면 옆에 달라붙어있든가ㅋㅋ 뭔 고가도 아니고 부분 환불도 해줬으면 적당히 할 줄 알아야지" 등의 댓글을 남겼다.
반면 다른 이들은 "왜 다들 쓰니를 욕하는 거지? 물건의 값어치를 떠나서 '하부장 건드리지 말라', '버리지 말라' 사전에 고지했는데 약속을 어기고 남의 물건을 함부로 버린 건 업체인데? 한두 개도 아니고 충분히 짜증날만한 상황 같은데 다들 본인 물건 허락 없이 막 버려도 괜찮으실 만큼 마음이 너그러우신가", "청소만 시켰는데 물건을 버리는 건 처음 본다. 말 그대로 업무상과실 아닌가 싶다. 회사 청소 시켰더니 서류 쪼가리라도 맘대로 버렸다 생각하면…거래처가 저런 식으로 일 처리했으면 바로 끊음;", "댓글들 웃기네. 귀중품 아니면 버려도 되는 쓰레기냐? 애초에 업체가 약속 어겨서 귀찮아진 건 쓰니인데 누굴 보살이래" 등의 반박 댓글을 적었다.법조계에 따르면, 임의로 타인의 물건을 처분 등을 하는 경우 이러한 행위에 대한 손해(물품 가액 상당) 배상 청구 및 법적 책임(횡령죄 등)을 따져 묻는 것이 가능하다. 타인의 물건을 임의로 버려 그 이용가치를 훼손시킨 경우엔 형사상 손괴죄가 성립이 가능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업무방해죄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혹은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범죄다. 업무의 집행 자체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 업무의 경영을 저해하는 행위 역시 포함된다. 실제 처벌 사례를 보면 상당히 광범위한 경우에서 업무방해죄가 인정되고 있다.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받을 수 있다.
최근 청소 대행업체를 이용한 후 불만족을 표한 소비자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소비자 고발센터'에서는 청소 대행업체를 이용한 소비자들이 △청소 불량 △마루 파손 △요구사항 불이행 △계약 미이행 △추가요금 요구 등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인 전문 인력이 전문약품을 사용해 꼼꼼하게 청소해 준다는 광고를 믿고 계약했지만, 실제 현장은 계약과 달랐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물기에 민감한 마루에 과도한 물청소로 들뜸이 생기거나 철 수세미로 문질러 흠집이 크게 나는 피해 사례도 있었다.
소비자들은 피해 부위 원상복구나 환불을 요구하지만 청소 대행업체들이 영세한 경우가 많아 보상이나 AS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계약 전에 추가요금, 위약금 등의 거래조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파손되기 쉬운 물건은 따로 보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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