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尹 "자영업자, 수출 호조 체감 못해" 종합지원책 내놓는다
대통령실이 10월 중 범부처 차원의 자영업자 종합지원대책을 발표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9일 통화에서 “배달 플랫폼 상생 방안과 금융 지원, 시장 구조 개선 등을 담은 자영업 관련 종합 대책을 준비 중”이라며 “자영업자의 아픔을 덜어드릴 가장 핵심적 방안이 무엇인지 치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달 초 참모들에게 “수출이 호조세라고 하지만 그 온기를 체감하지 못하는 국민이 많고, 그 대표적 사례가 자영업자”라며 “자영업 문제에 대한 종합적 진단과 효과적 대책을 함께 마련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석 달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은행 연체율은 지난 7월 기준 0.69%로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도 100만에 육박하며 코로나 19 시기를 이미 넘어선 상태다.
대통령실이 검토 중인 자영업자 종합지원 대책은 지난 7월 윤 대통령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 발표한 ‘소상공인 대상 25조원 맞춤형 지원 대책’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출 상환 기간 연장 ▶전기료 지원 ▶저금리 대환대출 지원 대상 확대 등 주로 금융 지원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번엔 이자 감면 등 금융 지원을 넘어 배달 플랫폼 상생 방안과 함께 자영업자에 대한 전직 전환과 폐업 지원 등 자영업자의 과잉 진입을 막는 시장 구조 개선 방안까지 포함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본지가 연속 보도한 ‘창간기획, 자영업 리포트’와 관련해서도 “자영업자의 어려움과 현실을 실감나게 보도했다. 대책에 보도 내용을 참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특히 과도한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문제를 지적한 보도 내용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 업체의 수수료가 자영업자의 큰 고민거리라는 걸 알고 있다”며 “플랫폼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전향적인 상생 방안을 발표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달 플랫폼과 입점업체,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참여해 현재 5차 회의까지 진행된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 회의에선 아직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태다. 대통령실은 내달 자영업자 지원 대책 발표 전까지 상생 협의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범부처가 나서 전방위적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자영업자 대책 발표의 형식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생토론회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그에 앞서 내달 중순 중 기획재정부가 공개할 예정인 내수 활성화 대책에도 일부 자영업 지원책이 포함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경제 관련 회의를 주재할 때마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에 대한 지원 대책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회의에선 직접 F1 경기 ‘피트 스톱’(Pit Stop) 사진을 들고 “운전자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이고 달라붙는 20여 명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업자단체, 금융기관”이라며 “중앙정부도 여러 부처가 다 달라붙어야 하고 지방정부도 광역·기초지자체가 다 함께 달라붙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피트 스톱을 보여줬냐면 빨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려고 하는데 늦으면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30일 국무회의서 김건희 특검법 재의요구 방침=한덕수 국무총리는 30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지난 19일 야당이 일방 통과시킨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순직해병 특검법,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개정안 등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해 대통령에게 재가를 건의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법적 시한인 10월 4일 이전 거부권을 재가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반헌법적 법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에 의사 단체가 과반수 이상 참여하는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를 신설할 것이라 밝혔다. 이를 통해 의대 정원 추계 과정에 의료계의 입장을 한층 더 반영할 수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내년 증원부터 중단해야 참여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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