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신처에 폭탄 80발 2초 간격 투하… 이, 정보력·파괴력 과시

조성은 2024. 9. 3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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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함으로써 고도의 정보전 능력과 정밀 타격 능력을 다시금 세계에 과시했다.

최근 수주 동안 이스라엘군의 정밀 폭격으로 고위 지휘관 대부분을 잃은 헤즈볼라는 1인자 나스랄라까지 사망하면서 수뇌부 공백 상태에 빠졌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대원들의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 폭파 공격에 이어 나스랄라까지 제거함으로써 최첨단 정보전 능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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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랄라 회의 입장하는 순간 폭격
30년 지도부 암살… 헤즈볼라 마비
이란, 계속된 도발 향후 대응 고심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지역에서 견인차량에 실려온 이스라엘군 탱크들이 신속 배치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을 폭격을 통해 사살한 뒤 전면전에 대비해 국경지역에 지상군을 증원 배치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함으로써 고도의 정보전 능력과 정밀 타격 능력을 다시금 세계에 과시했다. 최근 수주 동안 이스라엘군의 정밀 폭격으로 고위 지휘관 대부분을 잃은 헤즈볼라는 1인자 나스랄라까지 사망하면서 수뇌부 공백 상태에 빠졌다. 헤즈볼라를 배후에서 지원해온 이란이 복수를 다짐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은 최고조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의 보도와 이스라엘군 공식 발표를 종합하면 27일(현지시간) 사망 당시 나스랄라는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의 아파트 건물 지하 벙커에서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었다. 폭격은 나스랄라가 막 회의실에 입장하려던 순간 이뤄졌다. 이스라엘 공군 소속 F-15I 전폭기 편대가 상공에서 약 80t 분량의 벙커버스터 폭탄을 쏟아부었다.

NYT는 이스라엘 공군 동영상 분석을 통해 당시 폭격에 2000파운드(907㎏)급 BLU-109 벙커버스터 폭탄 80여발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 폭탄은 콘크리트벽 기준 2m를 관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지하 20m에 위치한 벙커를 타격하기 위해 대량의 벙커버스터를 2초 간격으로 투하했다. 폭격의 여파로 아파트 건물 최소 4채가 파괴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대원들의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 폭파 공격에 이어 나스랄라까지 제거함으로써 최첨단 정보전 능력을 재확인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나스랄라 제거 방안을 논의해오다 최근 철회했었다. 하지만 정보 당국이 헤즈볼라 수뇌부 회의 소집 사실을 수시간 전에 파악한 직후 폭격 작전이 승인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명이 ‘새로운 질서(New Order)’였다며 “헤즈볼라 수뇌부가 이스라엘을 겨냥한 테러를 모의하는 가운데 공습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나다브 쇼샤니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우리는 나스랄라의 회의 참석과 관련한 실시간 정보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30년 이상 조직을 이끌어온 나스랄라가 사망하면서 헤즈볼라는 마비 상태에 빠졌다. 후임으로는 나스랄라의 사촌인 하셈 사피에딘 집행위원장과 조직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나임 카셈 사무부총장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내 고급 정보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탓에 새 수장이 등장하더라도 곧바로 제거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같은 시아파로서 헤즈볼라를 배후 지원해온 이란은 향후 대응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그동안 이란은 헤즈볼라의 직접 개입 요구에도 확전을 우려해 대응을 자제해 왔다. 하지만 ‘시아파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으로선 헤즈볼라 수장 살해 등 도발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이스라엘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게 됐다.

일각에선 이란이 예멘 후티반군 등 중동 지역의 시아파 무장세력을 조종해 이스라엘 본토나 미군 기지를 타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란이 직접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해온 ‘온건파’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으로서는 확전을 무릅쓰고 군사적 보복을 승인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은 지난 7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1인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자국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됐을 때도 ‘보복’을 공언했으나 지금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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