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문장
2024. 9. 30. 00:18
붐비는 지하철에 서 있는 동안 나는 촉각을 곤두세우기 위해 오스카를 양팔로 감쌌다. 내 손길이 닿는 순간 아이는 고개를 내게 기댔는데 (…) 두 가지 종류의 접촉 사이에 놓였던 장벽은 녹아 없어졌다. 그날은 내 시각장애에도 아랑곳없이 멋졌던 날이라거나, 내 시각장애 덕분에 멋졌던 날이 아니었다. 다만, 내 시각장애와 함께 멋진 날이었다.
앤드루 릴런드의 『나는 점점 보이지 않습니다』 중.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고 서서히 시력을 잃은 저자의 회고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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