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투수에도 흔들림 없다, 레이예스 200안타의 힘
지난 10년간 명맥이 끊겼던 프로야구 200안타의 주인공이 나타났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빅터 레이예스(30·베네수엘라)가 2014년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의 뒤를 이어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레이예스는 지난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나와 3회말 상대 선발투수 윤영철로부터 중전 안타를 뽑아내 올 시즌 200번째 안타를 신고했다. 또, 2020년 199안타를 기록한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뛰어넘어 외국인 타자 최다안타 기록도 수립했다.
레이예스는 “나올 듯 안 나올 듯하던 200안타를 기록해 정말 기쁘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꾸준히 기회를 주셔서 많은 안타를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200안타는 이전까지 서건창만이 유일하게 달성했던 기록이다. 현재 KIA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는 서건창은 10년 전 넥센 소속으로 201안타를 때려냈다. 당시 128경기 543타석에서 201안타를 기록했다.
KBO리그는 이듬해부터 막내 구단 KT 위즈가 합류하면서 128경기에서 144경기 체제로 늘어났다. 출전 기회가 많아졌는데도 지난 10년간 서건창의 201안타 기록을 깨트린 선수가 없었다. 이정후나 손아섭, 김현수, 박용택 등 내로라하는 교타자들도 엄두를 내지 못했다.
200안타 계보를 이은 레이예스는 오른손과 왼손을 모두 쓰는 스위치 히터다. 키 1m96㎝의 거구인데도 정교한 타격으로 시즌 내내 롯데 타선을 이끌었다. 3월 7경기에서 0.393을 기록하더니 9월까지 단 한 차례도 월간 타율 3할을 놓치지 않았다. 29일 현재 타율은 0.351로 0.361의 SSG 랜더스 기예르모 에레디아에 이어 2위다.
레이예스는 큰 스윙을 하지 않고 간결하게 공을 맞히는 타자다. 올해 홈런 15개가 말해주듯 장타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배트를 내면서 상대 투수를 괴롭힌다.
오른손과 왼손의 편차도 적은 편이다. 올 시즌 오른손 투수와 맞대결에서 390타수 131안타를 기록해 타율 0.336을 기록했다. 왼손 투수를 맞아서도 179타석에서 69안타를 터트려 0.385를 기록했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롯데는 이제 한 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다음 달 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페넌트레이스를 마감한다. 레이예스는 이날 안타 2개만 추가하면 201안타의 서건창을 넘어 역대 단일 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새로 쓴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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