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아! 태양아! 현진아!' 이런 은퇴사 있었나…정우람, 동료들에게 전한 눈물의 작별 인사 [대전 현장]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정우람이 현역 유니폼을 벗으며 팬들에게 눈물의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현역 은퇴를 결정한 한화 플레잉코치 정우람은 29일 은퇴 행사를 갖고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이날 특별 엔트리로 등록된 정우람은 1회초 선발투수로 등판, 한 타자를 상대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미 아시아 최다 출장 기록을 세운 투수인 정우람은 이날 경기까지 1005경기로 그 기록을 늘렸다.
한화가 내년부터 신축구장을 쓰면서 이글스파크에서의 마지막 경기. 한화는 아쉽게 한화가 2-7 패배를 당했고, 경기 후 정우람의 은퇴식이 진행됐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눈시울을 붉혔던 은퇴식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 헌정 음악과 영상만으로도 정우람의 얼굴은 이미 눈물 범벅이었다.
불펜에서 팬들과 선수들의 박수 속에 등장한 정우람은 함께했던 동료 김태균과 인사를 나눴고, 가족들과도 기념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은퇴사를 위해 마이크를 잡은 정우람은 "보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을 함께 해주시는 팬 여러분 많이 보고 싶을 겁니다. 한화이글스파크 61년 역사의 마지막 순간을 팬 여러분과 함께하게 되어 너무나 큰 영광입니다"라고 얘기했다.
프런트와 은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정우람은 "함께 고민하며 땀 흘리고 노력하여 이뤄낸 수많은 과정과 업적의 시간들은 이 순간의 저와
제 2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큰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가슴 깊이 새기며 오랫동안 기억하며 살아가겠습니다. 너무나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립니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정우람은 "저희 부모님께서 이곳 이글스파크에 처음 오셨습니다. 처음 모시게 된 날이 저의 마지막 은퇴식이여서 참 죄송스럽습니다"라며 "아버지께서는 항상 겸손 하라고 말씀하셨고, 어머니께서는 늘 잘 챙겨먹으라고 하셨으며, 제 와이프는 매일 당신이 최고라고 말해주었습니다"라고 가족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항상 겸손하려고 했고, 늘 잘 챙겨 먹으려고 했으며, 매일 내가 최고라는 생각을 가지고 달려와보니 어느덧 지금 이 자리에 와있습니다. 많이 고생하셨고 감사 드리며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15년동안 사위 때문에 늘 마음 졸이셨을 장인어른 장모님! 감사드리고 고맙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정우람은 선수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함께했던 시간을 추억하고, 진심어린 애정의 말들을 전했다. 정우람은 "올 시즌 주장 (채)은성이와 (류)현진이를 필두로 많은 노력과 땀 흘리며 고생한 후배들, 그리고 그 순간 순간 매번 운동장을 가득 메워주셨던 대한민국 스포츠 최고의 팬덤 이글스 팬분들께 하고 싶은 얘기가 참 많습니다"라고 얘기했다.
정우람은 채은성에게 "은성아, 재작년 겨울 이 곳 한화로 팀을 옮겼을 때가 생각난다. 누구보다 형은 기뻤고 반겼던 것 같다. 아쉽게 일년밖에 함께하진 못했지만 후배들에게 큰 울타리가 되어줘 참 고맙다. 올 한해 이글스의 주장으로서 한 시즌 너무 고생했다. 꼭 헹가래 받는 그 날이 올 거니까 지금처럼 큰 울타리이자 오래오래 이글스의 중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민재에게는 "이글스에서 가장 오래 뛰고 있는 민재야, 어려운 상황 속에서 늘 오뚝이처럼 꿋꿋이 일어나 달려가고 있는 멋진 동생 민재! 어떤 상황이든 항상 마지막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던지는 멋진 선수 민재! 대단하고 멋있었다. 여기 있는 후배들이 민재를 보고 많이 배우고 느꼈으면 한다. 고생했고 응원할게 민재야"라고 얘기했다.
또 "관중석에서 보고 있을 태양아. 너에게 할말이 참 많지만 눈물이 많이 날 것 같아 줄여 보도록 할게"라며 수술 후 재활 중인 이태양을 불렀다. 정우람은 "많은 추억과 행복한 순간들을 기억하며 마무리할 수 있게 해줘 참 고맙다. 힘들 때 함께 해줬고 기쁠 땐 서로 축하하며 보낸 시간들이 금방 지나가 버렸구나"라고 돌아봤다.
정우람의 메시지에 이태양도 눈물을 흘렸다. 정우람은 "어느덧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챙기며 이끌어가는 모습 참 멋있더라. 지루하고 힘든 재활 잘 끝내고 올 겨울 착실히 준비해서. 내년 시즌만이 아닌 오랜 시간 한화 마운드의 태양으로 빛나길 응원할게 고맙다"라고 응원의 말을 전했다.
주전 포수 최재훈에게는 "오랫동안 호흡하면서 마지막 승리를 함께 해준 네가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 같이 기뻐해주고, 같이 인내해줘서 참 고맙다. 우리 (주)현상이도 오랫동안 승리의 마지막 순간을 지킬 수 있게 꼭 부탁한다"면 마무리 자리를 물려준 주현상을 부탁하는 말을 했다.
정우람은 이어 "(이)재원이, 그리고 (안)치홍아, 올 시즌 고생 많았고 같이 뛰지 못해 아쉽지만 훌륭한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과 오래오래 나눴으면 한다"고 전했고, 주현상에게는 "작년 시즌 그리고 올 시즌 두 말할 나위 없이 넘버원이야. 늘 그래왔듯이 잘 쉬고 잘 준비해서 내년에도 최고 마무리투수로 이글스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유독 자신을 따랐던 박상원에게는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네가 어느덧 중고참이 되어있구나. 누구보다 형에게 혼이 많이 났던 상원이는 알고 보면 의리 있고, 정도 많으며 옳고 그름이 확실한 동생이었어. 많이 질문하고 욕심 내며 성장한 네가 대견스럽다. 앞으로 늘 겸손하고 잘 준비하며 동료들에게 믿음 주는 선수로 롱런하기를 소망할게 파이팅!"이라고 말했다.
정우람은 하주석과 이도윤, 장진혁, 김인환, 김태연 등 야수들에게도 "조금 더 욕심 내며 너희가 이글스의 중심 축이 되어줬으면 한다"는 기대를 전했고, 또 한승혁과 김민우, 이상규, 윤대경, 김범수 등 투수 후배들에게도 "모두들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얘기하며 "앞으로 여기에 있는 모든 젊은 선수들이 이글스의 현재이자 미래인 것을 알고 한국 최고를 꿈꾸며 이 순간부터 준비하고 노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우람은 마지막으로 "현진아, 대한민국 에이스이자 누구보다 한화를 사랑하는 너와 함께 뛰어보지 못해 너무 아쉽다. 4년 전 같이 꼭 뛰자는 약속 지키지 못해 훗날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아.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더욱더 준비하고 동료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니 역시 존경 받을 선수란 걸 느낀다. 오랫동안 이글스 팬들에게 사랑 받으며 야구했으면 좋겠다. 올 시즌 멋있었고 수고 많았다"고 류현진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끝은 팬들을 향한 감사의 인사였다. 정우람은 "팬 여러분, 9년 전 이 곳 대전에 왔을 때가 생각납니다. 낯설기도 했고 수많은 다짐과 목표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1년, 1년 승리와 감동 환희 인내 속에서 훌쩍 시간이 지나가버렸습니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지나간 시간들을 되돌려보면 그때 그 순간 늘 팬들이 곁에 있었고 역시 지금 이 순간 마운드에 선 저를 수많은 등불처럼 아름답게 비춰주시는 여러분들과 함께 하는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고 더 없이 행복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우치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정우람은 "사람들은 묻습니다. 대전엔 성심당 그리고 또 뭐가 유명하냐고 그 때 마다 저는 대전의 최고 명물은 한화이글스 팬 분들이라고 말해왔습니다. 대한민국 프로스포츠 최고의 팬덤인 여러분은 저와 선수들의 자부심이자, 사시사철 굳건한 소나무였습니다"라고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정우람은 "그때 그 순간 그리고 지금 이순간 함께해주시고, 성원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했습니다. 다가올 그 순간을 향해 한발 한발 열심히 걸어 가겠습니다. 한화 이글스 팬 여러분 그리고 구단 프런트 및 감독코치님과 우리 선수들 사랑하고 감사했으며 행복했습니다. 머리 숙여 이만 마침표를 찍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사진=대전, 박지영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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