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매년 범람 창원천, 이번에 준설 효과' 보도자료 논란

윤성효 2024. 9. 2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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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일 폭우 뒤 23일 자료 내... 29일 정혜경 의원실-창원물생명시민연대 반박

[윤성효 기자]

 2024년 5월 창원천 준설공사 현장.
ⓒ 창원물생명시민연대
경남 창원 도심을 흐르는 창원천에서 지난 5월에 작업했던 퇴적토 준설에 따른 효과를 두고 논란이다.

창원시는 지난 20~21일 사이 500mm 안팎의 폭우가 내렸지만 창원천이 범람하지 않아 준설 효과가 나타났다고 했다. 그러나 정혜경 진보당 의원(비례)과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29일 각각 낸 자료를 통해 창원시 발표가 부풀려졌다거나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창원시 "매년 범람 위기 겪던 창원천, 준설 효과 드러나"

지난 5월 창원시는 여름철 폭우에 대비해야 한다며 창원천에 중장비를 동원해 퇴적토 준설작업을 벌여 마무리 했다. 이때 창원물생명시민연대를 비롯한 환경단체는 반대하면서 갈등을 겪기도 했다.

당시 창원시는 예비비 10억 원을 들여 홈플러스 창원점~덕정교 구간 약 1km를 준설하고, 합류 하천인 하남천 명곡동 일원 약 560m에 대해서도 준설했다.

창원시는 폭우가 내린 뒤인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폭우로 창원시는 200년 빈도 이상의 강우량을 기록하며 피해가 잇따랐으나, 도심지를 관통하는 하천인 창원천은 범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조기와 폭우가 겹친 상황에도 하천 수위는 상승했으나 지난해와 같은 범람 위기는 없었다"라며 "이는 지난 5월에 시행한 하천 퇴적토 준설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라고 밝혔다.

몇 년 동안 경과를 설명한 창원시는 "예방 조치로 폭우가 집중된 지난 21일 오후 대조기와 겹치며 창원천에 합류되는 내동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여 일시적으로 범람위험에 다다랐으나, 하도 정비를 완료한 창원천으로 하천수가 유입되며 서서히 수위가 떨어지며 범람 위기를 벗어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난해 범람 위기를 겪었던 창원천 또한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수위만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하천 재해 예방을 위해 시행한 하도 정비사업(하천준설)의 효과가 톡톡히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평가했다.

정혜경 의원 "창원시 하천사업 준설 효과 부풀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혜경 의원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정감사 기간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창원시의 동별 강수량' 자료에 따르면, 실제는 창원시의 설명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라며 "21일 내린 폭우가 대조기를 피해서 쏟아져 창원천 범람 위기로 이어지지 않은 것일 뿐, 창원천 준설의 효과가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실은 "대조기는 밀물(만조) 시기 중에서도 가장 조차가 큰 시기로, 침수 등의 발생 위험이 가장 큰 시기를 말하는데, 실제 21일 오후 대조기 시각은 오후 11시 4분으로, 당시 강수량은 0mm였던 것으로 확인되었다"라고 했다.

정 의원실은 "21일 새벽 당시 강수량은 0시 41mm, 1시 78mm, 2시 30mm 로 21일 창원시에 폭우가 집중되었던 시기는 오전 0~3시였다"라며 "창원시에서 이야기하는 '21일 오후 대조기와 폭우가 집중되었던 시간이 겹쳤다'는 주장과 달리, 폭우는 대조기를 피해서 쏟아졌다"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윤석열 정부 들어 댐 건설과 하천준설 사업이 기후위기 대응을 핑계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무분별한 하천준설 계획이 아니라, 내수침수 방지 계획을 세우고, 제방 관리에 집중하는 등 근본적 폭우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 "준설 효과는 전혀 사실 아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도 이날 낸 자료를 통해 창원시 주장을 반박했다. 이 단체는 정혜경 의원실의 자료를 언급하며 "창원시는 거짓된 정보로 하천 준설 효과와 필요성을 호도하였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실관계만 확인하여도 창원시가 벌인 창원천 준설이 멸종위기종 붉은발말똥게 서식환경 등 하천 생태계만 파괴하고 전혀 효과가 없었음이 드러났다"라며 "이번 폭우로 창원천 범람은 없었으나 창원천 주변 도로가 침수되는 피해가 21일 1시~2시 사이에 발생하였다"라고 했다.

이어 "2023년 8월 카눈 상륙시 창원천 수위상승으로 성산구 의창구 내수배제 불량으로 내수침수가 발생하였던 상황과 전혀 다를 바 없었던 것"이라며 "이것은 창원천 준설로 전혀 개선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런 사실은 숨긴 채 창원천 준설로 하천 범람을 막았다는 자화자찬 보도자료를 낸 것을 과연 실수라 볼 수 있을까?"라고 비판했다.
 2024년 5월 창원천 준설 공사 현장.
ⓒ 창원물생명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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