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차세대 유니콘 '웹OS'에 3년간 1조 투자

황수연 2024. 9. 2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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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독자 개발한 스마트TV 운영체제 ‘웹(web)OS’에 2027년까지 1조원을 투자한다. 침체된 TV 시장 돌파구로 웹OS를 통해 콘텐트를 팔고, 다른 기업 TV 등에도 LG전자가 개발한 웹OS를 탑재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지난 27일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웹OS 서밋 2024’에서 이 같은 내용의 웹OS 확대 비전과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AI로 진화한 웹OS가 제시하는 차별화된 고객경험’이란 주제로 열렸으며, 글로벌 콘텐트 제작자와 개발자 등 전 세계 24개국 140여개 기업 관계자 300명 이상이 참석했다.

LG전자가 27일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개최한 ‘webOS 서밋(Summit) 2024’에서 중장기 사업 전략 및 미래비전 등을 발표하는 박형세 HE사업본부장. 사진 LG전자

LG전자는 이 자리에서 목소리로 사용자를 구분하고 로그인할 수 있는 보이스ID와 맞춤 콘텐트 및 키워드를 추천하는 AI(인공지능) 컨시어지, AI가 TV 상태를 진단, 해결책과 필요 서비스를 찾아주는 AI 챗봇 등 웹OS에서 제공하는 보이스 기반 AI 서비스를 소개했다.

웹OS는 LG전자가 지난 2013년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HP로부터 사들인 운영체제로, 2014년부터 자사 스마트TV에 탑재했다.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2억2000만대 이상의 TV에 들어가 있다. LG전자는 웹OS 탑재 기기를 2026년까지 1억대 더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TV 사용 고객에게 최신 웹OS를 업그레이드해주는 방식으로 자사 TV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다른 기업에도 OS를 공급하고 특히 TV 이외 프로젝터, 모니터, 차량 등 적용 제품군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웹 OS의 3대 전략으로 ▶콘텐트 경쟁력·편의성 강화 ▶플랫폼 생태계 확대 ▶광고 경쟁력 고도화를 제시했다. 현재 웹OS에서 제공하는 게임이 4500여개에 달하는데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지난 7월에는 웹OS에 탑재할 게임 등 콘텐트를 모집하는 글로벌 해커톤을 열었고 성균관대와 협력해 새 게임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 편의를 위해 실물카드 없이도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 웹OS 페이를 유럽에서 선보였다.

‘webOS 서밋(Summit) 2024’에서 각국 기업 관계자들이 webOS 콘텐트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웹OS 생태계는 TV를 넘어 차량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제네시스 GV80을 시작으로, 제네시스 G80, 기아 카니발, 기아 전기차 EV3 등에도 웹OS를 적용했다. LG전자는 “스마트TV 플랫폼으로 웹OS를 선택한 브랜드는 400개 이상으로 늘었다”며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웹OS를 통해 광고 수익도 늘리겠단 목표다. 지난 2021년 LG전자가 인수한 미국 광고·콘텐트 데이터 분석 업체 알폰소를 통해 맞춤형 광고와 콘텐트를 웹OS에 적용하려 한다.

LG전자의 웹OS 사업 확대는 침체된 기기 시장과 달리 플랫폼은 성장성이 높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웹 OS 사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64%다. 특히 올해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는 만큼, 구독 사업에 이어 LG전자의 2호 유니콘 사업으로 오를 전망이다.

박형세 LG전자 HE 사업본부장은 “올해 10주년 된 웹OS 플랫폼을 계속 혁신해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2027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자해 플랫폼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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