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논의 끝 길어 올린 한국교회 ‘한 목소리’는?

최기영,박용미,임보혁,유경진 2024. 9. 2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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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에서 지난 23일부터 일제히 열린 주요 장로교회 정기총회에서는 '교회 내 여성 리더십 사역 환경 개선' '동성애 문제 대응 공동 전선' '인공지능(AI) 관련 목회지침' 등을 치열하게 논의했다.

예장통합 총회는 '총대 10인 이상 파송 노회에 여성 총대 1인 이상 파송'과 '교회 내 여성 장로 할당제 시행' 등을 헌법에 추가하기 위해 한 회기 동안 헌법위원회가 논의하도록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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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장로교회 정기총회서 ‘여성 리더십’ ‘동성애 문제’에 같은 방향성 확인
인공지능 파도 속 성경적 목회, 친환경 총회 확산도 주목
올해 한국교회 주요 장로교단 총회 현장에서는 ‘교회 내 여성 리더십의 사역 환경 개선’ ‘동성애 문제 대응’ 등과 관련해 선 굵은 결의가 잇따라 나오며 하나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사진은 지난 23일부터 울산 우정교회(예동열 목사)에서 진행된 예장합동 제109회 총회에서 총대들이 헌의안에 손을 들어 의사를 밝히는 모습. 울산=신석현 포토그래퍼


전국 각지에서 지난 23일부터 일제히 열린 주요 장로교회 정기총회에서는 ‘교회 내 여성 리더십 사역 환경 개선’ ‘동성애 문제 대응 공동 전선’ ‘인공지능(AI) 관련 목회지침’ 등을 치열하게 논의했다. 한국교회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주요 결의 사항을 살펴본다.

여성 리더십, 한걸음 진전
여성 사역자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던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총회장 김종혁 목사)는 여성 강도권을 허락했다. 30년 전 여성 안수를 허락한 예장통합 총회(총회장 김영걸 목사)는 한 회기 동안 여성 총대 할당제를 연구해 내년 9월 열리는 110회 정기총회 때 시행 방안을 보고하기로 했다.

예장합동 총회 여성 신학대학원 졸업생들은 교단 산하 신학대학원에서 남성들과 함께 모든 과정을 마치고도 ‘신학대학원 졸업생’의 일반적인 자격을 얻지 못하고 안수에서 배제됐다. 하지만 이번 정기총회에서 여성 강도권이 통과되면서 여성 사역자들의 사역 범위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예장통합 총회는 ‘총대 10인 이상 파송 노회에 여성 총대 1인 이상 파송’과 ‘교회 내 여성 장로 할당제 시행’ 등을 헌법에 추가하기 위해 한 회기 동안 헌법위원회가 논의하도록 결의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여성 목사·전도사 출산과 육아휴직 제도 마련에 나섰다. 기장 총회는 ‘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1년 이하 유급 휴양을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헌법 개정안을 헌법위원회로 넘겼다.

동성애 대응, ‘한목소리 내자’
올해 총회 현장에서 눈에 띄었던 장면 중 하나는 다른 교단 소속 목사가 회의장에서 발언을 얻은 것이었다.

예장합동과 예장통합 총회 회의장을 잇따라 방문해 발언한 오정현(사랑의교회) 손현보(세계로교회) 목사는 “다음세대가 차별금지법, 동성애 확산 등으로 성오염 위협을 받고 있는 이때 한국교회가 골든타임을 지켜내야 한다”며 다음 달 27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하는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참여를 촉구했다.

두 교단은 현장에서 연합예배 참여를 긴급 결의하며 산하 교회 성도들이 연합예배에 동참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이로써 올해 총회에서 연합예배 동참을 선언한 예장백석·고신·대신·합신·한영,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한국침례회 등과 함께 한국교회 다수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결의도 이어졌다. 예장통합 총회는 정관 및 조례 개정을 통해 산하 신학교 신대원 응시자와 총회장·부총회장 후보자가 동성애 반대 입장을 서면으로 의무 제출하도록 했다.

예장합동 신학부는 파회 직전 발표한 성명에서 ‘동성애가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거스르는 반성경·반윤리적 현상이자 타락한 동기와 학습에 의한 결과’라고 천명하며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AI 파도 속 목회는
챗GPT 활용 등 ‘인공지능과 목회’ 분야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펼쳐졌다. 예장통합 총회는 교단 최초로 ‘AI 시대, 목회자 윤리지침’을 전격 통과시켰다. 윤리지침은 ‘AI 설교는 온전한 설교가 아니다’라고 명시했으며 ‘목회자가 인공지능이 가진 속성 한계 위험성을 잘 알고 배워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예장합신 총회(총회장 박병선 목사) 신학연구위원회는 보고서에서 “현실 교회를 대체하는 교회로 메타처치를 세우는 일은 잘못된 것이지만 변천하는 세상 속에서 메타버스 기술을 교회의 선교와 양육을 위한 용도로 유의해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전자문서(PDF) 보고서 도입 4년차를 맞은 기장 총회는 전자문서 보고서 이용율이 절반(50.2%)을 넘겼고 예장합동 총회의 경우 올해 처음 종이 보고서가 아닌 전자문서 보고서를 도입하며 친환경 흐름에 동참했다.

최기영 박용미 임보혁 유경진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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