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규제에도…하루 3412억씩 주담대 증가, 8월 대비 5% 감소
긴 연휴 속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된 이달 신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취급액은 전달보다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감소 폭이 두드러지지 않으면서 시중은행은 추가로 대출 문턱을 더 높일 것으로 금융업계는 예상한다.
29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에서 이달 26일까지 새로 취급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담대 총액은 7조8466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3018억원으로 주담대가 폭증한 8월(일평균 3596억원)보다 16% 감소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 사흘(영업일 기준)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3412억원으로 감소폭은 5%에 그쳤다. 시중은행의 각종 대출 규제가 한꺼번에 쏟아지기 전인 7월(3478억원)과 비슷하다.
이달 대출 한도를 더 죄는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에도 신규 주담대가 큰 폭으로 줄지 않은 것은 대출 스케줄이 일정 부분 영향을 줬을 거란 분석도 있다. 지난 7~8월에 서울 아파트 거래가 급증해서다. 주담대는 주택 거래 계약 시점부터 2~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실행돼 대출 시장에 영향을 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스케줄에 따라 갑자기 주담대 취급액이 급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대출 잔액은 증가 폭이 눈에 띄게 둔화했다. 26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29조49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8월 말(725조3642억원)보다 4조1276억원 늘어난 수치다. 증가 폭만 보면 8월(+9조6259억원)의 43% 수준이다. 하루 평균 1588억원 불어난 것으로 이 속도대로라면 한 달 전체 증가 폭도 약 4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최근 가계대출 급증세를 이끄는 주담대가 26일 사이 4조5457억원 늘었다. 8월 전체 증가액(+8조9115억원)의 51% 수준이다. 지난 8월 한 달간 8494억원 불었던 신용대출은 지난달 말보다 오히려 1295억원 줄었다. 시중은행이 최근 실수요와 거리가 있다고 판단한 생활안정자금용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을 조이면서 가계대출 잔액 증가 폭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의 기준인 신규 주담대 추이가 늘면서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시장금리는 하락하지만, 시중은행은 추가로 가산금리를 조정해 대출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다음 달 4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10∼0.45%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우리은행도 다음 달 2일부터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추가로 인상한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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