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프레시 타고…쿠팡이 사들인 충주 사과, 성주 참외 3년새 3~4배
쿠팡이 신선식품 배송 로켓프레시를 앞세워 과일 직매입을 늘리고 있다. 밤 11시 59분까지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신선식품을 배송해주는 로켓프레시를 무기로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한 결과다. 전국으로 특산 과일 판매가 확대되면서 농가 소득 확대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쿠팡에 따르면 쿠팡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충북 충주 사과와 경북 성주 참외, 경북 의성군 복숭아·자두를 직매입한 물량이 3년 전보다 3~7배가량 늘었다. 충주 사과의 경우 매입 규모가 1800톤(t)으로 2021년 같은 기간 600t보다 3배 규모로 커졌다. 쿠팡은 2021년 충주시와 상생 업무협약을 맺고 충주 특산품을 로켓배송으로 판매하기로 했는데 협약 후 매입량이 크게 늘어난 것. 경북 의성군 복숭아·자두는 올해 8개월간 쿠팡이 220t을 매입해 2021년 같은 기간 매입량(30t)보다 7배 늘었다.
직거래 경쟁하는 쿠팡·대형마트
전국 참외의 70%가량이 생산되는 경북 성주 참외 직거래량은 쿠팡과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직매입 규모를 직접 비교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쿠팡은 올해 8월까지 성주 참외 2800t을 직매입해 2021년 같은 기간(640t)보다 매입량이 4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쿠팡의 매입량은 2500t이었다.
온라인으로만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쿠팡의 성주 참외 매입량은 오프라인 매장을 갖춘 대형마트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편이다. 한 대형마트는 올해 성주 참외 3100t가량을 매입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구체적인 매입 규모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2800t~3100t 사이”라고 밝혔다.
쿠팡의 지역 특산 과일 매입량이 늘어난 데에는 로켓프레시의 성장세 영향이 크다. 로켓프레시는 신선식품을 1만5000원 이상 구매하면 당일이나 익일 새벽에 받아볼 수 있는 쿠팡 회원전용 배송 서비스로, 온라인 식료품 구매 시장이 커지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지난 1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로켓프레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0% 성장한 점이 눈에 띈다”며 “직거래로 농·어촌에 도움이 되면서 소비자들의 시간과 비용도 크게 줄인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쿠팡은 매일 달라지는 주문 현황을 고려해 신선식품 물류센터별 과일 입고량을 매일 조정한다고 한다. 빠른 배송을 위해 산지 인근 물류센터가 아닌 주문량이 많은 물류센터로 우선 보낸다.
대형 마트만큼이나 큰 판로가 열린 지역 농가들은 반색이다. 유상천 경북 성주 월항농협 센터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로켓프레시로 농가 소득이 늘어나 올해 성주 참외 매출이 지난해보다 1.5배 성장했고, 소포장 작업 고용 인력도 40명에서 52명으로 30% 이상 늘렸다”고 전했다. 쿠팡은 충남 금산(인삼), 전남 목포(갈치), 경북 포항(과메기·오징어) 등 지자체와 협업해 지역 특산물 매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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