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마운드' 정우람의 뜨거운 눈물 "한화 팬들, 9년 동안 많이 웃게 해드리지 못해서…" [대전 일문일답]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정우람이 선수로서는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오르며 21년의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날 은퇴식을 갖는 정우람은 특별엔트리로 등록, 선발투수로 1회초 한 타자를 상대하며 자신의 마지막 등판에 나선다.
정우람은 2004년 2차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지명돼 활약한 뒤 2016시즌을 앞두고 FA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정우람은 군 복무 기간인 2013~2014시즌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총 18시즌을 1군에서 활약하며 1004경기에 출전, 평균자책점 3.18, 64승47패 145홀드 197세이브라는 기록을 남겼다.
특히 1군에서 활약한 18시즌 중 15시즌에서 50경기 이상 출전하며 리그 내 꾸준함과 성실함의 대명사가 된 정우람은 지난해 10월 2일 대전 NC전에서 리그 투수 최초로 1000경기 출장의 대기록을 세웠다. 이어 10월 15일 대전 롯데전 등판을 통해 1003경기 출장기록으로 단일리그 투수 기준 아시아 최다경기 출장 신기록을 수립했다. 그리고 이튿날 ⅓이닝을 더 던지며 1004경기.
한화는 정우람의 자기관리 능력이 구단 내 투수들에게 전수될 수 있도록 플레잉코치직을 제안했고, 정우람이 심사숙고 끝에 받아들이면서 선수와 코치를 겸직했다. 구단은 정우람이 잔류군에서 선수들과 소통하며 구단 마운드 뎁스를 강화하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 우선 내년 시즌 잔류군 투수파트 코치를 맡음과 동시에 필요 시 선수로도 합류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은 경기 전 정우람과의 일문일답.
-야구장에 올 때 기분이 어땠나.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기분이었다. 1년 만에 대전 야구장에 출근하는 날이었는데, 긴장도 많이 되고 슬프기도 했지만 많이 설렜다. 어렸을 때 한국시리즈 1차전 앞두고 야구장에 출근하는 기분이랑 비슷하기도 했다. 많이 뭉클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들이 너무 많이 섞여 있었다.
-1005번째 경기는 선발투수로 나서게 됐다.
▲서프라이즈였다. 언질을 받은 건 아니었다. 감독님, 코치님이 고민하셔서 내린 결정이다. 놀라기도 했다. 1004경기 뛰는 동안 선발 경험이 없는데 마지막 은퇴식 경기에서 맨 먼저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 늘 경기 가장 뒤에 나갔으니 시간이 많이 있었는데,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선발이 이런 기분이구나 생각도 든다.
-은퇴 결정 후 주변의 반응은.
▲5강 싸움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은퇴식) 날짜가 나오지 않아서 많이 물어보셨다. 5강 싸움을 계속 했더라면 은퇴식이 열려선 안 된다는 생각이었고, 내년으로 미뤄야겠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는데 올해 하게 됐다. 주변에서는 많은 분들이 축하와 수고했다는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또 같이 땀 흘린 동료들이 축하해주면서 잘 준비할 수 있었다.
-은퇴 결정 후 본인의 마음은 어땠나.
▲(울컥해 한참 말을 잇지 못하다) 이곳 한화 이글스에 2016년에 왔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대전에 왔는데, 9년 동안 팬분들을 많이 웃게 해드리지 못하고 사랑만 받고 가는 거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오늘 처음 흘리는 눈물인지.
▲아침에 눈물이 많이 나더라. 은퇴사를 준비하면서도 눈물이 났고, 같이 했던 동료들이나 친구들, 여러 사람들이 마지막을 축하해줘서 눈물을 흘렸다.
-스스로 돌아보면 정우람은 어떤 선수였나.
▲그냥 마운드에 꾸준히 많이 오르다 보니까 오래 하게 됐고, 오래 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인정해줄 수 있는 나만의 뭔가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렇게 인정해주셨으면 좋겠다.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너무나 많다. 이곳 한화에서 2018년에 가을야구가 결정됐을 때 구단 프런트나 코치님들이 너무나 기뻐하셨던 장면들이 많이 떠오른다. 이겼을 때도 좋았지만, 떨어졌을 때 한화 팬분들이 버스 뒤에서 선수들 고생했다고 얘기했을 때가 생각이 난다. 또 작년에 아시아 최초로 1000경기 했을 때 관중 분들이 많이 박수쳐 주시고 후배들이 진심으로 축하해줬을 때 기억이 많이 남는다.
-고마운 분들이 있다면.
▲너무 고마운 분들이 많다. 내가 제일 오래 함께한 감독님이신 김성근 감독님. 김성근 감독님의 가르침과 채찍질로 내가 오래 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한화에 와서도 2018년 가을야구 갈 수 있도록, 또 마지막 투수로서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잘 관리해주시고 이끌어주신 한용덕 감독님도 기억이 많이 남는다. 여러 현명하신 감독님들과 더 오래 하고 싶었고, 김경문 감독님과도 더 오래 선수 생활을 하지 못해서 아쉬운 것도 있다.
-서산에 있는 후배들과 작은 파티를 했던데.
▲내가 이런 걸 받아도 되나, 이런 자리가 있는 게 맞나 생각했다. 후배들에게 진심으로 대했고 같이 좋은 일, 슬픈 일을 함께 나누면서 세월을 보냈다. 선배로서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받아도 되나 생각이 들더라. 너무 고맙다. (이)태양이가 이런 걸 해줄 수 있는 선배가 있어서 고맙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야구 선배로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 아니었나 한다. 태양이를 비롯해 자리를 만들어준 후배들에게 너무나 고맙다고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한 타자 상대하는 마음은.
▲내가 현역 때처럼 좋은 공이 나온다는 건 거짓말이다. 그래도 나름 마지막 순간을 팬분들 위해서 준비를 했는데, 최대한 진심을 담아서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내서 던져 보겠다.
-이글스파크 자체도 이제 마지막인데.
▲1년 만에 출근을 했는데 막상 도착하니까 원래 왔던 것처럼 익숙했고, 반가웠고, 빨리 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 다행히 머지 않은 곳에 새 야구장이 생기게 돼서 내년, 내후년 이곳에 올때는 이 향수가 그대로 전달될 것 같다.
-플레잉코치도 했고, 어떤 지도자가 되겠다고 생각한 게 있다면.
▲항상 여러 좋은 감독님, 코치님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느꼈다. 좋은 지도자라는 건 없는 것 같다. 좋은 지도자보다 좋은 사람이 먼저 되고 싶다. 좋은 사람으로 진심으로 선수들과 소통하고 진심으로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면 좋은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 공부도 필요하기 때문에 공부도 해 나갈 생각이다.
사진=대전, 박지영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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