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평원 내부 갈등 심화… 연구원 반발로 주요 사업 중단

윤일선 2024. 9. 2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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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성가족과 평생교육진흥원(이하 여평원)이 기관 통합 이후 연구원들과의 갈등으로 주요 사업이 지연되면서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연구원들이 원장의 업무 지시를 집단적으로 거부하면서 핵심 사업들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

여평원 "내부 갈등 봉합 중 보류된 사업도 재개" 해명여평원 측은 연구원들과의 갈등으로 인해 주요 사업이 지연된 것과 관련해 일부 사업이 보류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7월 인력 충원 이후 정상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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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성가족과 평생교육진흥원 전경. 여평원 제공


부산여성가족과 평생교육진흥원(이하 여평원)이 기관 통합 이후 연구원들과의 갈등으로 주요 사업이 지연되면서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연구원들이 원장의 업무 지시를 집단적으로 거부하면서 핵심 사업들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

29일 부산시에 따르면 여평원 연구원들은 인력 감소와 업무 과중을 이유로 원장의 네 차례에 걸친 업무분장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부산여성 신년인사회 등 주요 사업들이 추진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부산시가 출연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감사에서 밝혀졌다.

여평원은 지난해 부산여성가족개발원과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의 통합으로 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연구 기능이 부산연구원(BDI)으로 이관되며 연구원 수가 11명에서 7명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남은 연구원들의 업무량이 급증해 갈등이 발생했다.

원장의 업무 지시에 반발하는 연구원 6명은 "1인당 사업량이 150% 증가했다"며 기관이 사업을 조정하지 않으면 추가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연구원들은 연구 업무만 수행하고, 사업은 거부하고 있어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여평원 측은 "통합 이후에도 연구와 사업을 병행하는 것이 기관의 본래 역할"이라며, 연구원들이 주어진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연구원들은 원장이 업무분장을 조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원장이 직접 이를 조율하려 하자 "부당한 지시"라며 반발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까지 제기한 상태다.

이번 갈등으로 2005년 이후 매년 열리던 부산여성 신년인사회가 올해 처음으로 취소됐으며, 양성평등정책 포럼, 위풍당당 링크사업, 2024년 발간 사업 등 다수의 사업이 착수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연구원들은 업무분장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들이 사업 담당자나 서무가 아니라는 의견을 모아, 부서에서 접수된 문서 12건을 반송하는 등 집단적으로 업무를 거부한 사례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부산시가 공공기관 효율화에 집중하는 나머지 연구원 업무 분담 문제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연구원들의 지시 불이행으로 주요 사업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내부 감사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다. 통합 이후 연구 환경 개선 요구에 대해서도 검토할 방침이다.

여평원 “내부 갈등 봉합 중… 보류된 사업도 재개” 해명

여평원 측은 연구원들과의 갈등으로 인해 주요 사업이 지연된 것과 관련해 일부 사업이 보류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7월 인력 충원 이후 정상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위풍당당 링크사업, 양성평등정책 포럼, 발간사업 등은 이달 초 부임한 윤지영 신임 원장과 부서장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며, 연내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부산여성 신년인사회는 올해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여평원은 갈등의 배경에 대해 연구원들의 BDI 이적 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명했다. 당초 연구원들은 여가원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연구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부산시와 협의 끝에 11명 중 7명의 연구자가 남기로 확정했으나, 지난해 3월 일부 연구원들이 입장을 바꿔 부산연구원으로 이적을 희망하면서 갈등이 심화됐다는 설명이다. 이후 2달 뒤 연구원들이 전임 원장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했으나, 해당 사건은 자체 조사위원회와 고용노동부 조사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여평원 관계자는 “현재 신임 원장을 중심으로 전 직원이 조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내부 문제를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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