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진상품 ‘임진강 참게’…속이 꽉 찬 가을, 제철 맞았다

전익진 2024. 9. 2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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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의 가을철 진객 ‘참게’가 제철을 맞았다. 임진강 참게는 예부터 맛으로 정평이 나 조선 시대에는 임금님 주요 진상품 중 하나로 꼽혔을 정도다.

장석진 파주어촌계장은 29일 “이달 초부터 잡히기 시작한 임진강 참게의 어획량이 이달 말 들어 하루 평균 300∼400㎏씩 된다”며 “다음 달이 정점으로,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500㎏ 정도 잡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임진강 참게는 5월 초순 서해에서 임진강을 따라 한탄강까지 올라가 서식한다. 이후 9월 초순~11월 중순 서해 어귀로 돌아간다. 산란과 월동을 위해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강화도 인근 서해 앞바다로 되돌아간다.

임진강 참게. 중앙포토

임진강 참게는 살이 통통하고 부드러운 데다 담백한 맛과 특유의 향이 일품이다. 조선 시대 ‘동국여지승람’에는 “강원도를 제외한 7개 도 71개 고을에서 참게가 나는데, 임진강 참게가 가장 많이 나고 맛도 좋다”고 나와 있다.


동국여지승람 “전국에서 가장 맛 좋은 참게”


장석진 파주어촌계장은 “임진강 참게장은 참게를 잡은 뒤 민물고기 먹이를 먹여 보름간 ‘축양(畜養)’ 기간을 거치면 더욱 깊은 맛을 낸다. 조선 시대 임금님께 올리던 참게장은 축양 기간에 쇠고기를 먹였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수조에 참게를 넣고 참게의 살과 영양분이 통통하게 오르도록 하는 축양 과정을 거쳐 담그는 참게장 맛은 일품”이라고 설명했다.
임진강 참게. 중앙포토
참게장은 살아 있는 게에 바로 간장을 부어 담는다. 이때 무·마늘·대파·대추·생강과 말린 고추씨 등을 함께 넣는다. 사흘쯤 지나면 게를 건져내고 간장을 두세 시간 다려 식힌 뒤 다시 게에 부어 사흘가량 더 숙성시킨다. 이렇게 장을 다려 숙성시키기를 두세 차례 반복하면 참게장이 완성된다.
임진강 참게장. 중앙포토
파주시 적성면 임진강변에 있는 파주어촌계 민물고기직판장과 문산직판장에서는 생물 임진강 참게를 판매한다. ㎏(10마리가량) 당 판매가격은 수컷은 2만원, 암컷은 3만원 선이다. 임진강 일대에는 참게 매운탕과 참게장을 내놓는 음식점 30여 곳이 있다.

박영숙 파주어촌계 민물고기직판장 대표는 “어부들이 참게를 잡아 오면 곧바로 천연 암반수를 채운 대형 수조에 넣고 보관하며 이물질을 깨끗이 제거한 후 판매한다”고 소개했다.

임진강 참게 매운탕, 중앙포토

장석진 파주어촌계장은 “올가을의 경우 어획량 감소 등의 이유로 값싸고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 생물 참게가 수입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이 질 좋은 임진강 참게를 안심하고 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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